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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을 돌아보며 1. 최고의 지름 올해 최고의 지름은 단연 A1. 내 재정 상태에서는 황송하기 그지 없는 카메라. 더말할 필요가 없는 올라운드형 카메라의 제왕이다. 한가지 촬영분야에서 이 카메라보다 더 좋고 특화된 것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모든 영역을 커버해야하는 사진가에게는 이보다 더 적합한 카메라는 없다. 무엇보다 현존하는 카메라들 중에서 가장 완벽한 전자셔터는 정말 매력적이다. 파버카스텔 그라폰 퍼남부코 만년필. 몽블랑 따윈 모른다. 내게 최고의 문구류는 파버카스텔. 내게 최고의 만년필은 그라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가장 비싼 만년필. 구입하고 보니 이 보더 더 내게 맞는 디바이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던 갤럭시 폴드4. 핸드폰과 타블렛의 중간점을 잘 잡아서 단점보다 장점을 느끼는 경우가 훨씬 .. 2022. 12. 31.
방학식 그리고 종업식, 서커스보이밴드 고양이허그 소년, 윤이상 공원 에스파체, 마켓컬리 타마루제면소 마제소바, 잔은 오큰토션이지만 아벨라워12, 오설록제주한라산케이크 방학식 및 종업식. 학교 공간 재구조화 공사로 인해 1, 2월 모두 등교가 불가능하기에 학사 일정을 영혼까지 끌어 당겨와 12월 30일 종업. 누군가에게는 아무 느낌도 없을, 누군가에게는 꼴도 보기 싫을, 또 누군가에게는 내년에 다시 만나고 싶을.... 복합적인 평가를 받는 선생이겠지만 어쨌든 마지막 날은 그 누구와도 트러블 없이 그저 잘했다 수고했다는 말 만을 건내며 무난하게 마무리 한 듯 하다. 내가 좋아했던 이들도 싫어했던 이들도, 나를 좋아했던 이들도 싫어했던 이들도 모두 행복한 새해를 맞이하길. 방학하면 당분간 에스파체 갈 일도 없을 것 같아서 애써 들러 카페모카에 스콘을 먹었다. 디저트와 음료가 저렴한데다(카페모카 스콘까지 다해서 6500원) 조용한 곳이라 홀로 앉아 글쓰며 위안을 많이 받았던.. 2022. 12. 30.
오늘의 길냥이 - 칠암성당 성탄 구유 앞 묘르신 성탄 구유 앞에 완벽한 구도를 만들며 앉아계신 (사진을 좀 아시는) 묘르신. 밑에 깔린 거적데기에 앉아 모처럼 따뜻해진 날씨를 즐기고 계셨다. 지나가다 이 광경을 보고 예수님 태어나실 때 거대한 고양이가 수호성수처럼 앉아서 지키고 있었던건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하며 큭큭거렸다. 동방박사와 수호성묘ㅋ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선사해주신 묘르신께 감사의 츄르를 바치며 내년에도 자주 뵐 수 있길 기원했다. 2022. 12. 30.
진주성을 바라보며 진짜 달은 다 차지도 못한 채 구름에 가리고 물에 비친 형상마저 이지러져 버리는데 가짜 달은 성안에 내려 앉아 만인의 사랑을 받고 있구나. 2022. 12. 29.
회자정리 세상에 끝나지 않는 연회는 없다. 그걸 알면서도 헤어짐이 무서워 오래전에 놓았어야 할 끈을 억지로 잡고 있었던 거다. 한 두 사람의 주도로 근근이 이어지는 모임은 그들이 마음을 놔버리는 순간 끝나는 법. 이제 나도 마음을 내려놔야겠다. 헤어졌다가 만나고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이 삶이니 또 언젠가 어디선가 다시 만나겠지요. 저도 이제 이 아쉬움을 딛고 서서 헤어짐을 받아들이겠어요. 2022. 12. 29.
나의 진주 - 다원 카페 로열 세상엔 아직도 신기한게 너무 많아. 진주에도 통영에도 내가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즐거움이 한없이 남아 있을거야. 코냑 한샷이 커피맛을 이렇게 풍부하게 만들어줄거라고 상상이나 했던가. 다원에서 술만 마시느라 진주 최고의 카페인걸 잊고 있었다. 2022. 12. 29.
동시대인이란 - 조르조 아감벤 동시대인이란 자신의 시대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빛이 아니라 어둠을 지각하는 자이다. 모든 시대는 그 동시대성을 자각하는 자들에게는 어둡다. 따라서 동시대인이란 이 어둠을 볼 줄 아는자, 현재의 암흑을 펜에 적셔 글을 써내려 갈 수 있는 자이다. 조르조 아감벤 2022. 12. 28.
파버카스텔 그라폰 잉크 그동안 써본 잉크 중에서 내게 가장 잘 맞는건 파버카스텔 그라폰.  점도도 발색도 적절해서 어떤 만년필에 넣어도 어떤 종이에 써도 부드럽게 써지고 뒷번짐도 거의 없는 편이다.  잉크병도 너무 예쁘고.  헤이즐넛 브라운, 미드나잇 블루, 모스그린.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들. 올리브 그린도 무척 좋아하는데 어느 사이트에 가도 품절 상태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2022. 12. 27.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도남동에 생긴 신상 텐동집. 부산 망미동 텐동 프랜차이즈 코카모메가 통영에 상륙하다. 도남동 한려초등학교 정문 인근에 생긴 신상 텐동집 코카모메. 부산 망미동에서 시작한 프랜차이즈다. 부산에 5군데가 있고 외지에 생긴건 통영이 처음인 듯 하다. 유튜브에서도 몇번 봤던 곳이라 관심이 있었는데 통영에 생겼다고 해서 후다닥 다녀왔다. 보라색을 키컬러로 사용한 외관이 세련됐다. 코카모메(小鴎)는 작은 갈매기라는 뜻. 그래서 프랜차이즈 로고에도 텐동 그릇 위에 갈매기가 젓가락을 물고 앉아 있다. 부산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갈매기를 캐릭터로 사용한 듯. 통영도 갈매기가 많은 곳이니 부산에서 처럼 성업하길 바래본다. 군더더기 없는 인테리어. 그 흔한 장식 하나 조차 없다. 개업 초반부라서 그런건지 컨셉이 그런건지 다른 업장을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 이 상태로도 충분히 좋아보였다. 그동안 가봤던 .. 2022. 12. 26.
Just snap - 다중우주 다중우주라는 어려운 개념을 가져 오지 않더라도 함께 존재하면서 서로 완전히 다른 삶의 감각으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다. 누군가에게는 크리스마스, 누군가에게는 일상. 그 모든 벽들을 뛰어넘어 모두들 행복한 연말을 맞이할 수 있길 바래본다. 불가능하고 의미없는 기원이지만 이런 것 조차 하지 않는다면 이 서글픈 시절을 살아낼 자신이 없기에. 2022. 12. 26.
뚜레쥬르 서커스보이밴드 콜라보 크리스마스 케이크 트리맨의 초대 이러나 저러나 크리스마스에는 케이크라 뚜레쥬르에서 트리맨의 초대 케이크를 구입했다. 피규어를 사니 케이크를 주더라.... 뭐 그런거지. 사실 SPC 불매 등등의 이유로 매년 관성에 끌리듯 구입했던 31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사기가 좀 그래서.... 물론 피규어가 너무 예뻤고. 2022. 12. 24.
코인러버의 통영 로그 - 스탠포드호텔 크리스마스 프로모션 스페셜 뷔페 크리스마스지만 어디 멀리 여행갈 상황은 못되고 해서 집 근처에 있는 스탠포드 호텔 크리스마스 스페셜 뷔페를 예약했다. 5시부터 1부 입장이라 4시 40분에 도착해서 식당 입구에서 대기. 먹는 것 앞에서는 엄청나게 성실해지는 나였다. 바다 너머 한산도가 보이는 스탠포드 호텔 식당의 뷰가 새삼스레 멋져보이더라. 하루 종일 제대로 챙겨 먹은게 없어서 배가 많이 고팠다. 촌 사람이라서 뷔페 같은거 예약하면 무식하게 굶으며 기다린다. 그래봐야 많이 먹지도 못할텐데. 크리스마스 스페셜 뷔페라고 칠면조가 준비됐다. 추수감사절에 먹는거 아닌가? 크리스마스도 칠면조였던가? 어쨌든 호텔에서 먹는 칠면조는 대학 다닐때 후문 앞 술집에서 먹었던 싸구려 칠면조랑은 다른 거였다. 경대 후문 앞 퀸에서 오뚜기 머스타드 소스 찍어먹.. 2022. 12. 24.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거제 사등면에 생긴 폐조선소 업사이클링 대형 카페 젬스톤카페 거제 행정구역상으로는 거제 사등면이지만 실제로는 통영에서 더 가까운 곳에 위치한 젬스톤 거제. 폐 조선소를 업사이클링해서 어마어마한 카페를 만들었다. 1, 2, 3층의 카페공간에 아직 꾸며놓지는 않았지만 루프탑까지 있는 광활한 공간. 사람이 아무리 들어차도 붐비는 느낌이 들지 않을 것 같았다. 이만큼 꾸며내는데 어느정도의 돈이 들어갔는지 상상도 못 하겠더라. 초대형 카페들이 많이 생기고 있고 통영, 거제에도 몇군데 있어 들러봤지만 이곳만큼 어색함 없이 만들어놓은 곳은 드물었다. 군더더기 없이 넓고 깔끔해서 너무 좋았다. 음료나 디저트도 이런 곳에서 파는것 치고는 퀄리티가 있는 편이고. (음료가 1회용 컵에 나오는건 좀 많이 아쉬웠다. 손님이 너무 많이 올 것 같아서 그렇게 안하면 감당이 안 되겠지만. 음료사진.. 2022. 12. 24.
내 마음 같은 사진 흑백이 아닌데 흑백 같은 사진. 회색으로 물든 세상에서는 어떤 카메라를 들어도 흑백으로 나올 뿐이지. 내가 아무리 그게 아니라고 얘기해도 그렇게 보이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보일 뿐. 2022. 12. 24.
핌불의 겨울이 덥치는 대한민국. 맵다 매워. 정치도, 경제도, 날씨도 맵구나 매워. 모든 부분에서 혹한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대한민국의 상황. 옷 든든하게 입고 따뜻한 곳에서만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도 한순간이다. 핌불의 겨울이 오면 다같이 죽는거니까. 이 엄혹한 상황이 나와는 무관하다 생각하며 그 여유를 즐길 수 있는만큼 즐기시라. 멸망 속으로 함께 걸어가고 있는 동지들이여. 2022. 12. 23.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스시작은 진로, 보양곰탕온은 참이슬 다시 스시작. 어제 라인업이 너무 좋았음. 문어, 쥐치와 쥐치간, 아귀간, 아귀 가라아게, 말똥성게(앙장구), 무시아와비, 보리새우, 장어, 참치뱃살, 후토마끼, 교꾸..... 정말 하나도 거를 타선이 없이 빡빡하게 짜여진 오마카세. 가격이 만원 오른만큼 더 풍성해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오랜만에 마신 진로는 또 얼마나 달달하던지. 사흘 굶은 사람처럼 처묵 처묵하고는 뭔가 좀 아쉬워 보양곰탕온까지 걸어가서 도가니 수육에 참이슬! 진로가 아무리 좋아도 소주는 참이슬(사실 나는 청하를 마시고 싶었지만 ㅋ). 참으로 좋은 저녁이었더랬다. 2022. 12.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