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등학교에 터를 잡고 살던 고등어를 비롯한 길냥이들은 본관 신축 공사로 인해 근무하셨던 선생님들께 입양되서 떠났지만 새로운 길냥이들이 나타나서 내진보강 공사가 한창인 신관 근처에 정착했다. 그중 한마리가 이 녀석, 선생님들은 코 옆의 점 때문에 마돈나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저 위치의 점이라면 마릴린이나 먼로로 부르는게 맞지 않나 싶지만 고양이 유튜버 하하하의 애묘였던 마릴린과 차별성이 생겼으니 오히려 좋아.) 맨날 쓰레기통 뒤지다 후다닥 도망가는 것만 보다가 멀쩡하게 앉아 있는 모습은 처음 접했는데 의외로 미묘다. 사람을 많이 겁내는것 같진 않지만 쉽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츄르로 길들여봐야겠다. 집에서 못기르는 고양이 학교에서라도! 그나저나 또 한마리의 통고 길냥이 대길이는 대체 어디서 뭘하길래 이..
이 사진은 2010년 3월 모교인 진주고등학교로 전근 와 첫 야자 감독을 하며 찍었던 사진이다. 겨울의 기운이 남아 있어 약간은 싸늘했던 복도, 학기 초 상담에 여념이 없었던 선생님들. 정신없이 뛰어다니면서도 달라진 환경에 조금은 긴장한 듯 보였던 학생들. 그 모든게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새 14년이 흘렀다. 이제 그 시절 학교는 사라졌다고, 내가 있는 곳은 학교이되 학교가 아니라는 마음으로 살아왔는데 새로 옮긴 학교에는 내가 알던 그 모습들이 어느 정도 남아있다. 고쳐져야 할 것들은 고쳐지고 남아야 할 것은 남아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 반대. 코로나 시국과 겹쳐진 바뀐 환경에 적응 못해 하루하루를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만 하고 살았던 지난 4년은 정말 힘들었다. (이전 학교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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