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고등학교 구 본관을 1951년부터 사용했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럼 거의 75년. 오랜 시간 통고의 상징이었던 건물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몇 년 전 수능 감독하러 왔을 때 잠시 본걸 제외하곤 올해 한 학기를 보낸 것에 불과한 곳인데 그 사이 정이 들었는지 신본관에서 구본관이 철거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짠한 마음이 들었다(정작 통고학생들은 별 생각이 없는 것 같더라만.). 이미 이 지역을 떠난 졸업생들은 모르겠지만 통영에 살며 학교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은 감회가 새로울 듯. 철거 과정을 처음부터 체계적으로 담고 싶었지만 작업 시작하기도 전에 가림막이 서 있었고 이사 후 정신줄을 놓고 있던 사이 이모양이 되어 버려 어쩔 수가 없었다.
구관이 철거되는게 아쉽긴 하지만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것. 아직 정비가 완료되지 않아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새집이라고 신기한 것도 많고 좋아진 부분도 있다. 특히 신관 4층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꽤 멋지다. 타워크레인들을 바라보며 멍 때리고 있자면 뷰 맛집 카페들이 부럽지 않다. 1, 2, 3학년 수업을 모두 걸치고 있어 신본관에서 1학년 교실 건물이 있는 신관까지 그 먼 길을 오가야 한다는 게 고역인 것만 제외하곤 대체로 만족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