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931 어느새 10년 이 사진을 찍은지도 어느새 10년, 저 아이들은 이제 대학생이 되어 있으려나.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무섭기만 하다. 돌아보니 저 시절은 그래도 사람사는 세상이라는 느낌이 남아 있었지. 박근혜 치하였긴 했지만. 우리 저때로부터 대체 얼만큼 뒷걸음질을 하고 있는걸까? 2023. 9. 15. 나의 진주 - 야끼토리 아오이 클라우드 생맥과 야끼도리와 츠쿠네, 중앙시장 청년몰 피규어 게임샵, 목요일오후네시에서 끝없는 커피이야기, 진주탭룸 가을 가득 앰버에일, 한보식육식당 등.. 가끔 진주에 가면 야끼토리 아오이에서 닭꼬치 안주에 클라우드생맥을 즐기곤 한다. 낮술 + 혼술이 주는 즐거움과 외로움이 반반 정도 섞인 묘한 감정이 참으로 좋다. 진정으로 혼자가 아니기에 가끔 혼자가 되는 상황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한국 기성품 맥주 중에서는 클라우드를 제일 좋아한다. 카스나 테라 같은 것과는 다른 풍미와 멋이 있다. 그래도 점유율에서는 절대 메이저 1, 2를 이기지 못한다. 어떤 맥주 유튜버가 그러더라 클라우드는 좋은 맥주지만 일반적인 한국 사람들이 추구하는 맥주의 방향성과는 다르기에 주류가 되지 못하는 거라고. 나는 그 말을 듣고 클라우드를 더 좋아하게 됐다. 이게 바로 시발주류의 정신이 아니었던가? 중앙시장 2층 청년몰에 생긴 피규어샵?, 게임샵? 주인이 없어 정확히 뭐하는 곳인.. 2023. 9. 14. Fly me to the moon 새벽에 만난 구름과 달. 구름이 마치 세컨드 임팩트에서 전개된 아담의 날개 같았다. 2023. 9. 13. Just snap - 그해 여름 2023. 9. 12. 뉴노멀 이제 개학한지 거의 한달, 2학기 들어 처음으로 결석과 조퇴가 없는 날을 맞이했다. 출석부에 특이사항 기록할게 없으니 어색하더라. 종례하며 애들한테 고맙다는 말을 했다. 생활기록부를 검토하다보니 올해 개근상을 줄 수 있는 학생이 1명 밖에 없다. 어쩌다보니 개근이 스펙이 되는 시대가 온 것 같다. 예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지경의 일상화. 그야말로 뉴노멀이 아닌가. 2023. 9. 11. 주말 -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헤리터 더블월글라스, 만두, 새벽달, 요으, 카페 바운더리 파크림잠봉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뭔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으로 읽고 있긴 한데 좀 힘들다. 나이가 들수록 하루키의 신작을 읽는게 버거워진다. 다자키 쓰쿠르보다는 기사단장 죽이기가 힘들었고, 그보다는 이번 작품이 더. 갈수록 환타지스러워지는, 장르 소설에 가까운 느낌이라 더 그런 것 같기도. 이렇다할 클라이막스도, 납득할만한 결말도 전혀 존재하지 않는. 자신의 취향을 한껏 늘어 놓다가 자기가 만족한 지점에서 끊어버리는것. 자기 뜻대로 이런 글을 쓰기 위해 하루키는 대가가 된 것이다. 그걸 나쁘다고 말할 순 없겠다. 사실 나도 그러고 싶거든. 내가 하고 싶은걸 찍고 쓰고 그렸을 뿐인데 부와 명예가 따르고 나는 생각도 안했던 부분을 넣어 해석해주고 하는. 커피용 더블월 글라스를.. 2023. 9. 10. 금요일은 치팅데이 -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다가(시작은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 같구만) 맥주 한잔. 한잔으로는 모자라 기린 이찌방으로 두잔. 그걸로도 모잘라서 하이네켄으로 세잔. 사실 컵만 다르고 맥주는 전부 하이네켄. 안주는 짜장면~ 소소했던 치팅데이. 2023. 9. 8. 코인러버의 통영로그 - 김셰프 점심 특선과 카페 101호 핸드드립커피 저녁 영업만 하던 김셰프에서 점심 특선을 한다길래 오랜만에 다녀왔다. (김셰프 업장에 가서 먹은건 3번, 홈마카세 배달시켜 먹은건 대여섯번 정도 되는데 마지막으로 시켰던 게 평소에 비해 퀄리티가 좀 아쉬워 한동안 관심을 끊고 있었다.) 첫점으로 먹은 참치 우니 마끼가 최고의 한점이었고 나머지는 무난 무난. 요즘 같은 시대에 2만원에 이 구성이면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셰프님이 워낙 친절하시고(점심때는 어머님께서 도와주시는것 같은데 동네 이모님같이 잘해주시더라.) 상황에 따라 이런저런 서비스도 잘나오기 때문에 배달보다는 업장에서 먹어야 진가가 나오는 집인듯. 주영더팰리스 살던 시절에 자주갔던 카페101호. 그때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유일한 카페라 좋아했는데 이사가면서 자연스레 발길이 뜸해졌다. 풍문으로 들.. 2023. 9. 7. 속수무책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그저 바라볼 뿐. 2023. 9. 6. 진주 산청흑돼지, 진주탭룸, 다원 생일 핑계대고 잘먹고 잘놀았던 저녁이다. 생일이라고 갑자기 불러내 밥 사달라고 말할 수 있는 형들 덕분에 행복하다. 2023. 9. 5. 목요일 오후 네시 520번의 목요일 이거 정말 끝내주는구나. 원두도 좋은데 내 손이 미쳐서 진짜 잘내렸다. 마시면서 내내 감탄. 풍성한 복숭아 향이 너무 너무 좋다. 2023. 9. 4. 홍범도 장군의 절규 - 이동순 이 동 순 그토록 오매불망 나 돌아가리라 했건만 막상 와본 한국은 내가 그리던 조국이 아니었네 그래도 마음 붙이고 내 고향 땅이라 여겼건만 날마다 나를 비웃고 욕하는 곳 이곳은 아닐세 전혀 아닐세 왜 나를 친일매국노 밑에 묻었는가 그놈은 내 무덤 위에서 종일 나를 비웃고 손가락질 하네 어찌 국립묘지에 그런 놈들이 있는가 그래도 그냥 마음 붙이고 하루 하루 견디며 지내려 했건만 오늘은 뜬금없이 내 동상을 둘러파서 옮긴다고 저토록 요란일세 야 이놈들아 내가 언제 내 동상 세워달라 했었나 왜 너희들 마음대로 세워놓고 또 그걸 철거한다고 이 난리인가 내가 오지 말았어야 할 곳을 왔네 나, 지금 당장 보내주게 원래 묻혔던 곳으로 돌려보내주게 나, 어서 되돌아가고 싶네 그곳도 연해주에 머물다가 무참히 강제이주 되어.. 2023. 9. 3. 금요일은 치팅데이 - 한우 투뿔 등심, 채끝, 안심 힘든 한주를 보내고 맞이한 금요일. 일주일동안 다이어트 한다고 고생했으니 맥주 한잔쯤은 마셔줘야지. 집안 사람들이 모두 코로나에 걸려서 골골거리고 있다. 힘내라고 모처럼 소고기. 투뿔 등심, 채끝, 안심을 사왔다. 등심도 꽤나 두꺼운 걸로. 고기 질이 좋으니 자이글에 구워도 부드럽다. 육향도 좋고. 채끝. 정말 완벽한 굽기. 두말하면 입아플 맛. 2000년대 중반쯤엔 이런게 유행했었다. 양송이를 거꾸로 놓고 구우면 채수가 고이는데 저게 몸에 좋은거라고 ㅎ 실수로 저거 흘리면 갈굼 당했었다. 요즘 고기집에서는 이렇게 구워주는걸 거의 못본 것 같네. 마지막은 투뿔 안심. 시어링이 너무 잘됐어. 화룡점정. 정말 부드러웠다. 다른 소스 필요없이 소금만 조금 찍어 먹으니 극락. 사진보니 또 먹고 싶어진다. 2023. 9. 3. 다락방이 문 닫는 날 다음, 이글루스 등등의 블로그들이 속속 사라졌고 국내에 남은 블로그 서비스라곤 네이버와 티스토리 정도밖에 없다. 네이버 블로그는 이런 저런 이유로 활성화가 많이 되어 있으니 사라진다면 광고 수익 노리는 블로그만 남아 있는듯한 티스토리가 먼저일 거다. 카카오가 다음을 합병한 후 티스토리는 언제든지 없앨 수 있는 서비스 항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계속해왔다. 2006년에 만든 이후 벌써 18년째, 수익 같은 건 전혀 추구하지 않고 (블로그 최적화니 저품질 블로그니 하는 복잡한 시스템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한결같이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는 일기장으로 써왔기에 그 시간 동안의 내 삶이 녹아 있다. 이젠 어쩔 수 없이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린 이 공간이 사라진다면 꽤 심한 상실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이 블로.. 2023. 9. 2. 성수동 커피맛집 로우키 샴페인 블렌드 성수동 커피 맛집으로 소문난 로우키. 얘기만 듣다가 한번 주문해봤다. 남양주에서 8월 30일 로스팅한 원두를 통영에서 31일에 받을 수 있는 시대. 서류봉투 같은 패키지가 참 예쁘다. 예상했던 것 보다는 배전도가 높은 원두. 긴가민가 하며 권장 레시피대로 내렸다. '오, 이거 좋은데.' 라는 감탄사가 실시간으로 나왔던 균형감이 너무 좋은 커피였다. 과하지 않은 산미로 커피에 대한 고정관념을 가진 사람들을 무리하지 않는 수준에서 스페셜티 커피의 트렌드로 끌어오려는 의도를 녹여놓은 듯 했다. 많은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2023. 9. 1.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