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미래사로 차를 달렸다. 날씨가 괜찮을때 담아둬야할 컷이 있었기 때문이다. 충무교를 지나다 보니 헤이즈로 흐려진 세기말적 풍경이 펼쳐졌다. 근처에 차를 세우고 한컷 찍은 후 다시 차를 몰았다. 미래사 편백숲에서 찍어야 할 클립을 확보한 후 뻘샷을 몇컷 찍으며 놀았다. 드론을 처음 날렸을때는 장애물이 아예 없는 곳만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사진에서 오버숄더샷을 찍듯 영상에도 전경이 걸려야 예쁘다고 믿으며 일부러 찍기 어려운 곳을 찾아다고 있다. 이러다 큰 코 한번 다치지 싶다. 오늘 아침 촬영으로 필요한 영상클립은 대부분 확보해서 당분간은 드론 촬영을 쉬어야겠다. 너무 달리면 반드시 문제가 발생하니까. 착륙한 드론을 두고 숲 이곳 저곳을 찍다 돌아보니 귀염뽀작한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나타나..
폭염 속의 나날들이라 낮에는 나갈 엄두를 못내고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내서 통영 곳곳을 드론으로 담아두고 있다. 이날 아침에는 서피랑에 올라 눈부신 아침 햇살 속의 통영을 찍었다. 서있기만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더위 속이었지만 핸드폰 액정 속에 펼쳐지는 통영의 새로운 모습에 힘든 줄도,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집중했던 것 같다. 다시 오지 않을 2020년 여름 통영의 추억, 아무 의미없는 작업일지도 모르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 이 사진과 영상들을 보면 지금의 내가 생각나 웃음 짓게 될것이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은가?
대학시절을 돌아보면 기억나는 것 중 하나가 헤이즐넛 커피 향기다. 카페 비슷한 곳에만 들어가면 약속이나한듯 풍겨나오던 그 냄새. 지금이야 질낮은 원두를 먹을만하게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져 선호하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그때는 커피하면 헤이즐넛이었다. 아무리 좋은 원두로 내린 드립커피를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생겨 몇년간 커피를 마시지 못했는데 신기하게도 헤이즐넛 커피를 마시면 괜찮다. 그래서 가끔 커피를 마시고 싶으면 마트에 파는 헤이즐넛 커피 팩을 사다가 마시곤 한다. 태생이 싸구려인 몸이라 좋은건 받아들이질 못하는건지 아니면 추억보정이 몸의 이상 증상까지 억누르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여름날 마시는 아이스 헤이즐넛 한잔이 요즘의 내게 큰 위안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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