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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상처는 아무리 잘 아물어도 흉터가 남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 어떻게든 해결되고 잠잠해져도 이 모든 무례, 이 모든 무모함, 이 모든 이기심. 그것들은 집단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망각에 기대는 자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아침 일찍 나가다가 집 근처 교회의 십자가 뒤로 구름이 범상치 않게 몰리길래 차를 세우고 한컷 찍었다.정말 찰나의 순간 나타났다 사라졌기에 다른 사람들은 보지도 못했을 광경. 시국이 하수상하여 찍은 사진을 보고 여러 생각을 하게 된다. 교회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

캡슐토이 주제에 조립하고 나면 볼륨감이 장난 아닌 제품. 내부 프레임, 외장, 호버파일더 세개의 제품으로 발매됐는데 세개를 모두 구입해 조합하면 퍼펙트 그레이드에 준하는 디테일을 가진 마징가 제트 인피니티 버젼의 흉상이 완성된다. 크기도 상당한 편이라 마징가 마니아들에게는 무척 좋은 선물일 듯.

드론을 처음 구입하고 나서 찍어본 통영 영상. 동영상 편집을 끝까지 해서 완결된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낸건 처음이라서 그런지 내 새끼처럼 예뻐보인다. 스틸사진에만 관심을 갖고 있던 내가 이렇게 완성된 영상을 만든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 뭔가를 새로 시작하는건 부담과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 (반드시 사운드를 켜고 감상해주세요. 장면이랑 맞춘다고 고생해서 ㅋ)

세상의 모든 일이 다 정리되고 평화로워진다면 그건 또 그것대로 재미없는 일일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좀 고요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동물이 로드킬 당한게 뉴스 주제가 된다는 뉴질랜드처럼 별일 없는 일상을 보도해야 할만큼 사건 사고가 없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구한말 우리나라를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불렀던 것에 대한 반감을 표현하듯 다이나믹 코리아를 모토로 긴시간을 달려왔지만 지금의 한국은 감정과 사상의 역동감 가져온 부작용이 너무 심하다. 속된 말로 미친년 널뛰기를 하듯(여성 혐오발언아닙니다. 정신병있는 분 비하발언도 아닙니다.) 벌어지는 말도 안되는 사건들과 혐오의 홍수. 이 격랑에 휘말린 사람들 중 누가 탈진하지 않겠는가?

마지막으로 갔던게 한달은 넘었던 것 같으니 오랜만인게 맞지. 소고기가 너무 먹고 싶어서 들렀던 하나로 식육식당. 배우 이재용씨(삼성의 그분말고)와 이미지가 비슷한 사장님은 오늘도 무뚝뚝한 얼굴로 고기 손질에 여념이 없으셨다. 그래도 우리 가족이 가면 항상 웃으며 반겨주신다. 향교길의 작은 가게에서 시작했던 하나로 식육식당은 통영고등학교 앞으로 확장이전을 했고 예전 가게는 다른 분이 운영하신다고 한다. 오랜만에 보니 평소에도 좋았던 고기가 더 좋아보인다. 살짝 구워서 먹으니 그냥 천국. 좋은 고기에 술을 안마실 수 없어 테라 딱 한병만. 고기가 모자라서 200g 추가했는데 첫고기보다 더 좋은게 나온 것 같더라. 추가로 시키는 고기는 처음 것보다 안좋은 법인데 이것 참 ㅋ 고기 다 먹고 소고기 국밥까지 야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