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와서 어린이집 가면 안돼. 오늘은 아빠랑 집에서 놀고 싶어요.' 오늘 아침 진진이가 친 주옥같은 대사. 엄마는 일찌감치 출근 준비를 한 상태고 아빠는 옷도 안갈아입고 김밥이나 싸고 있으니 아빠한테 붙어야 어린이집 안가겠다는 상황 판단이 됐나보다 ㅋ 아들의 저 대사에 잠시 마음이 흔들려 오늘 그냥 내가 데리고 있을까? 하고 와이프한테 물어봤다가 버릇 들면 계속 안가려고 할 것 같아서 그냥 등원시켰다. 옛날에 모후배가 애를 참 싫어했는데 말을 하기 시작하니까 너무 귀엽다고 말한 적이 있었다. 그게 무슨 뜻인지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고집이 너무 쎄서 힘들다가도 가끔 던지는 말 한마디가 너무 귀여워서 육아의 보람을 느끼는 요즘이다.
이번 일본행에 진진이는 데려가지 않았다. 나랑 와이프야 이제 애를 더 낳을 생각도 없고 피폭을 좀 당한다고 해도 그러려니 하겠지만 아무래도 아직 어린 진진이를 일본에 데려가는건 너무 걱정이 됐기 때문이다. 5일간 장인, 장모님게 맡겨놨던 진진이가 마음에 걸렸는지 와이프가 다음에 진진이도 비행기타고 여행같이 갈까 하고 물었더니 비행기 안탈거야 하는 답이 돌아왔다. 비행기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없을텐데 왜그럴까 했더니 2살때 제주도에 데려갈때 고생했던 기억이 남아 있었나 싶기도 하다. 작년 여름에는 경주에 데리고 갔었는데 나름대로 체험시켜 준다고 돌아봤던 곳들이 진진이에게는 별 흥미도 안생기고, 날은 무지 더웠던 안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었나보다. 그래서 요즘도 경주에 갈까 하면 안갈꺼야 하고 바로 대답한다...
연초에 걸린 폐렴이 아직도 완치되지 않아 우리집이 절대 신뢰하는 통영 강태훈 소아과에 다녀왔습니다. 문여는 아홉시에 딱 맞춰서 가도 사람들이 북적북적. 통영 소아과의 절대 강자다운 모습입니다. 강태훈 선생님께서 폐렴은 많이 좋아졌고 아직 콧물이 많이나서 그쪽만 좀 신경쓰면 되겠다 하셔서 안심하고 돌아왔네요. 오늘은 네뷸라이저로 기관지 치료를 하고 왔는데 이건 별로 싫지 않은지 혼자서 잡고 5분 동안 잘 버티더군요. 하지만 코빼는 기계 앞에서는 울고 불고 난리가 나서 엄마와 간호사, 그리고 저까지 세명이 잡고 겨우 성공했습니다 ㅋㅋ (그래서 사진이 없어요 ㅋㅋ 그게 걸작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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