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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gmentary thought534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기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가 일상인 대한민국에서 모르는 것이 약이라는 말을 강요받으며 살아간다. 1. 목숨 바쳐가며 독립운동 했더니 광복 이후의 나라는 친일파가 장악하고, 모진 고문에 신음하며 민주화 운동했더니 그 열매는 독재 옹호 세력이 탐식하며, 대통령 수호와 개혁을 바라며 의석을 몰아줬더니 꿀은 사쿠라들이 빨고 있다. 2. 그렇게 아니라고 아니라고 말해도 아파트값 올려줄거라, 경제 살려줄거라는 말에 속아, 형광등 백만개를 켜놓은 듯한 아빠 후광에 속아, 똥인게 확실한 걸 된장인지 찍어먹어 보겠다고 지지하더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게 취미생활인 우리는 외양간에 소가 있으면 그리 마음이 불안한지 항상 풀어주려고 난리를 친다. 3. 그놈이 그놈이라며 아무 관심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처럼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을만한 여력이 없기에. 굳이 분류하자면 제대로 된 세상이 아니면 생존하기 힘든 약자에 속하기에.. 2021. 1. 14.
누군가가 당신의 노력을, 결과물을 우습게 본다면 누군가가 당신이 하는 작업을, 결과물을, 노력을 우습게 본다면 그들과 연관되지 않으면 된다. 전업이 아닌 아마추어의 특권이 바로 그거다. 왜 쓸데없이 기웃거리며 스트레스를 받고 다른 이에게서 위안을 구하는가? 그들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당신이 자기들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당신의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명예에 관한 것이든 돈에 관한 것이든)이 훤히 보이는 것이다. 유쾌하지 않은 기분임에도 그들에게서 벗어날 수 없는 당신은 이미 그물에 걸려 있으니.... 그들이 당신을 비웃는게, 가볍게 보는게 힘들다면 그들을 탓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 왜 그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지. 이건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2020. 12. 26.
스펙트럼 2011년에 2030 청년작가로 선정되었을때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분께 스펙트럼이 넓은 사진가가 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때의 다짐을 지켜나가고 있는지 고민해봐야겠다. 2020. 12. 26.
늘어가는 물음표 분명 교육여건은 좋아지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학생들의 자율성과 권리에 대한 보장은 상향 평준화 되었고 교사들의 수준도 그 어려운 임용고사를 통과해 나온 재능있는 사람들 인데다 물리적인 여건 또한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괜찮아졌는데. 왜 학생들의 학력은 갈수록 떨어지는 것일까? 요근래 만나는 학생들의 수준이 2005년에 처음 교단에서 만난 학생들에 비해 높다고는 (100번 양보해도) 말할 수 없다. 그에 비해 학생들의 자존심은 더할나위 없이 강해져 잘못한 거 하나 지적하기 조차 힘든 지경이다. 사나운 눈빛, 가시 돋힌 말로 덤벼드니까. 교사들이 그들에게 아무 위해도 가할 수 없다는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입학시킨 애들이 이미 사회에 나오고 있고 주류 대학생이 되어 있는 상황인데 .. 2020. 11. 24.
다시 삶의 위기를 맞이하며 결국 다시 삶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관계가 어그러지고 삶이 무너져내리는 순간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고 내가 어디에 서있는지를 확실히 자각하며 바지런하게 하나 하나의 디테일을 챙겨나가야 한다. 다시 나를 다잡으며 어둠의 기저를 명확히 응시하려 한다. 어차피 인생은 언제나 암중모색일 수 밖에 없는 것이므로. 2020. 11. 21.
내게 사진 1. 사진. 진입장벽이 무척이나 낮은 취미, 혹은 예술의 영역. 기본 조작법에 약간의 감각만 더해지면 그럴싸한 사진을 찍어내는건 그다지 어렵지 않다. 포토샾의 파워가 더해지면 더더욱 그렇다. 사진만큼 잘하는 사람이 많은 분야도 드물다. 일정 수준에 오른 사람이 넘쳐나는 사진이기에 모두가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한다. 사진으로 무언가를 이루고자 달려든다. 축구를 잘한다고 모두 축구 선수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노래를 잘한다고 모두 가수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여타의 많은 분야의 것들을 즐기는 이들이 굳이 그 분야의 프로가 되고자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진은 다르다. 조금 잘찍으면 그것으로 이름을 날려야 하고, 자존심을 세워야 하며 돈도 벌어야 한다. 그것이 당신이 처음 사진을 시작한 이유였는가? 2. 상향평.. 2020. 11. 15.
선배교사의 뒷모습 아침마다 교문지도 한다고 서있는 나는교문 밖 건널목 앞에서 교통지도를 하고 계신 선배교사님의 뒷모습을 항상 바라본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 모습. 나의 현재와 미래가 어떤 궤적을 그으며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2020. 10. 7.
흉터 상처는 아무리 잘 아물어도 흉터가 남는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건들이 어떻게든 해결되고 잠잠해져도 이 모든 무례, 이 모든 무모함, 이 모든 이기심. 그것들은 집단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망각에 기대는 자들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2020. 8. 31.
나에 대하여 1. 내 취향은 고급스럽지 않으며 잡식성이다. 카메라, 책, 그림, 피규어, 프라모델, 각종 소품을 가리지 않고 좋아하고 수집하나 그중에 하이엔드급의 것은 없다. 일관성도 없고 그냥 좋아하는 것을 모을 뿐이다. 2. 나는 지식 수준이 높지 않다. 그저 누가 보기에 무식하다는 느낌을 주지 않을 정도로 살아가려고 노력할 뿐이다. 어느 한 분야에 정통해 어디에서든 자랑스러울만한 지식을 갖춘 적은 한번도 없다. 단지 닥쳐오는 일은 어떻게든 해나갈만한 대응력은 어느정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3. 나는 정치의식이 대단히 높거나 지극히 도덕적인 사람이 아니다. 그저 일반인 수준에서 생각하는 정의외 상식을 좋아하며 조금만 파고들어도 한계나 모순이 드러날만한 얄팍한 도덕성과 정의감을 갖고 있을 뿐이다. 4. 나는 돈이.. 2020. 7. 31.
Fine quality of life : 파이어족과 욜로족 당신은 오직 한번 살뿐이다의 축약어인 욜로는 재산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즐기며 살자는 개념으로 몇년전부터 젊은층 사이에서 퍼져나갔다. 그에 반해 20대때 부터 여행이나 물건 구매 등의 낭비를 자제하고 부의 축적을 위해 노력해 빠른 시간안에 경제적 제약에서 벗어나 은퇴를 하고 자기 삶을 살고자하는 사람들을 파이어족이라고 부른다고 하며 요즘 젊은이들에게 파고 들고 있는 경제 관념이라고 한다. 둘 중에 무엇이 맞고 어떻게 살아가야한다는것을 규정하기는 힘들다. 이것도 시대의 흐름에 불과한 것이기에.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로 퉁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의 학교를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3년간의 시간 동안 자신의 생활을 희생해 공부에 집중하고 좋은대학, 비전있는 학과에 진학해 자신의 미래를 보장받겠다는 생.. 2020. 7. 9.
모두들 그렇게 꼰대가 되어간다 교사라는 직종에 대한 고민이 많은 무렵이다. 올해 학교를 옮기면서 더 심해진 부분이 있는데 지난 학교까지는 그래도 마음을 터놓고 교류하던 제자들이 얼마 정도는 있었기에 그들의 성장을 바라본다거나 하는 재미나 보람이 존재했었지만 이번 학교에서는 그런 부분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15년간 한번도 안쉬고 맡아왔던 담임을 하지 않는 것 때문에 그런 기분이 커진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성부장이라는 직책은 학교의 모든 학생을 챙겨야하는 위치이지만 실제로는 그 어떤 학생과도 제대로된 교류를 할 수 없는 보직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성향은 나날이 바뀌어가고(좋은 방향으로의 변화인지는 모르겠다.) 그 방향성을 이해하는 것이 계속 힘들어져만 가는 지금 나는 어떤 교사가 되어야할까. 가끔 겪게되는 학생들의 개.. 2020. 6. 17.
그런 때가 되면 아무리 노력해도 일을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을때, 그래서 내 몫의 것이 다른 사람에게 전가되어 민폐를 끼치게 될 때, 그런 순간이 오면 미련을 두지 말고 그만 둘 수 있기를. 그때가 왔는데도 불구하고 내 처지를 인식 못하고 트롤링하는 존재는 되지 않기를. 2020. 6. 15.
인과율의 함정 모든 것에서 원인과 결과의 접점을 찾을 수 있다고 믿어왔지만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벌어지는 일도 존재함을 경험을 통해 깨닫는다. 삶에 대한 본능적 두려움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2020. 6. 6.
생활지도의 패러다임 변화 아침에 교문지도를 하는데 교복 안입고 온 학생이 있어 사유를 물었더니 짝다리 + 팔짱끼기 + 턱치켜들기 + 기분나쁜 표정 의 필살기를 모두 모아 시전하며 땀이 나서 안입었다는 말을 하더라. (컬러렌즈나 귀걸이 같은건 이야기도 안꺼냈고 단지 교복 안입은 이유만 물었는데.) 욕설이나 인격 모독적인 말,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하면 교사가 힘들어지는 시기이기에 학생의 행동이 잘못된 이유를 설명하며 한 10분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는 모르고 그냥 들어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하긴 지금 상황에서는 그 학생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는게 잘못된 교육인지도 모르겠다. 학생이 교복을 입기 싫다고 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하고 넘어가는 것이 이 시대 학생부장의 미덕이 아니겠는가? 그걸.. 2020. 5. 27.
Useless but meaningful 아직까지도 어떤 영역에서 일가를 이루지 못한채 꿈만 꾸고 있는 듯한 내가, 여전히 글이나 끄적이며, 낙서나 즐기며, 사진에나 목숨걸고 있는 내가 얼마나 한심해 보일까? 맘에 드는 그림 한장, 맘에 드는 사진 한컷, 맘에 드는 글 한줄이면 만족감이 공갈빵처럼 부풀어올라 어쩔 줄을 모르는 철없는 나는 대출도 모르고, 주식도 모르고, 부동산도 모르는 경제적 미성년에 불과해 그렇게 우스워보이나 보다. 일년 내내 책 한권도 사지 않고, 무슨 차를 타는지, 어떤 집에 사는지에만 집중하는, 한줄의 글도 읽고 쓰지 않는 사람들과 무슨 얘기를 나누겠는가 하는 자기 위안을 하며 나를 지켜나가고 있지만 사실 나도 알고있다. 내가 얼마나 모자란 삶을 살고 있는지. 그래도 나는 이런 삶이 만족스러우니 그대들이 나를 바꾸려 노력.. 2020. 4. 27.
스러져가는 것들의 아름다움 해지기 전의 역광이 만들어내는 마지막 반짝임. 이 시간이 지나면 완전한 어둠 속에 묻혀 형태를 인식할 수 없게 된다. 뭐든 절정에 달하면 스러져갈 것을 생각해야 하는 법. 그러나 희미해져갈 형태에 대한 아쉬움을 생각하며 슬퍼하기엔 너무 아름답기만한 순간. 최고의 순간과 마지막이 겹치는 세상사의 역설을 어찌 감당해야할까 2020.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