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감정의 공격
갑자기 몰려드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기쁨도 슬픔도 아닌, 두려움도 분노도 아닌, 미묘한 설레임, 어긋남, 불안함 등의 공존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뭉뜽그려진 채 굴러와 갑자기 부딪혀버린 것 같다. 그리운 어느 시절의 봄날 같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했던 그 겨울날 눈오던 청주 기차역에 서있는 듯도 하다. 이틀전에 마신 술이 아직 안깨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정을 사진으로, 글로, 그림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내 능력이 너무 비루하다.
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
2023. 2. 2. 12:50
멸망을 향해 기쁜 발걸음을 내딛는 동지들에게
뜬금없이 우울한 얘기를 꺼내서 미안하지만 멸망은 이미 확정되어 있다. 그 속도가 문제인데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 같다. 삶의 태도를 근본적으로 바꾼다면 가속도를 줄여볼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정해진 파국을 막을 수는 없을테고 무엇보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바꿀 생각이 없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바껴서 막아주길 바랄 뿐이다. 뻔히 보이는 낭떠러지를 향해 기쁜 걸음을 내딛는 동지들과의 동시대를 살아가는데 대해 큰 불만은 없다. 정해진 끝에 도달하는 것은 모두 같기 때문이다. 그 끝의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몰라 두려운건 사실이지만 나 혼자 가는 길이 아니기에, 함께 있을 때 우리는 두려운게 없었기에 그러려니하고 받아 들일 수 있는 것이다. 능력있고 운이 있는 사람들은 그 점에 도달하는게 조금 늦어질지도 모..
Fragmentary thought/As coinlover
2023. 1. 1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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