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고등학교33 너무나도 당연했던 것이기에 이렇게 너희들의 사진을 담는다는게 내게는 너무 당연한 일이었고 일상과도 같은 것이었기에 그 소중함을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저 함께 웃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에 감사해야할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어느날 웃으며 이날을 회상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살얼음판 같은 세상을 조심 조심 밟으며 살아가자꾸나. 2014. 4. 27. 2014학년도 진주고등학교 입학식 두려움과 설레임이 공존하는 입학식의 풍경. 새로운 시작은 누구에게나 어렵게 다가온다. 신입생들의 긴장감과 2, 3학년들의 여유. 묘한 대비가 느껴졌던 2014년의 입학식. 이것이 내가 진고에서 보는 마지막 입학식일 것이다. 2014. 3. 3. 진주고등학교 제 84회 졸업식 우리의 꿈도 언젠가는 떠나가겠지. 세월이 지나면 힘들기만 한 나의 나날들이 살아온 만큼 다시 흐를 때 문득 뒤돌아 보겠지. 바래져가는 나의 꿈을 찾으려 했을 때 생각하겠지 어린 시절 함께 했던 우리들의 추억들을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2014. 2. 14. 2014학년도 진주고등학교 전교회장 선거 진주고등학교 전교회장 선거가 있었던 날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감투에는 별 관심이 없는터라 이런 힘든 일을 하려고 나서는 사람들에 대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애들 선거운동, 후보연설 하는걸 보니 고등학교 시절 절친이었던 기택이가 회장선거에 나와서 같이 선거운동하러 돌아다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비록 선거에서는 참패했었지만 참 즐거운 기억이었는데 말이죠. 요즘 선거부정이 대한민국의 큰 이슈죠. 우리나라의 선거가 아이들의 이 작은 선거만큼만 정정당당하고 깨끗하게 치뤄졌다면 그런 문제는 없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아이들이 자라서 바라볼 세상이 정의롭게 변해가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2013. 12. 18. 자기 자신은 모르는 어떤 것들 빛 속에서 자신들이 만들어내는 형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기 서있었던 아이들은 모르는 것. 세상은 그렇더라. 자기 자신이 서있는 그곳에서는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바라볼 수 없다는 것. 그것을 미리 경험했거나, 그곳에서 멀리 떨어져 관조하는 사람만이 볼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을 아무리 말로 설명해주어도 그는 알아듣지 못하더라. 물론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겠지. 비극의 주인공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너무 늦게 깨닫는 비극적 결함이 우리를 슬프게한다. 고등학교 때 읽었던 이 한줄의 글귀는 30대 중반이 넘은 지금도 내 가슴 속에 큰 울림으로 남아있다. 2013. 12. 3. 진주고등학교 기숙사 '우정학사' 기공식 (주)부영건설에서 기증한 진주고등학교 기숙사 우정학사의 기공식이 오늘 있었습니다. 기숙사 건설을 위해 몇년동안 참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셨는데 이렇게 결실을 맺게 되어 참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오늘도 학교 사진 담당으로서 열심히 셔터를 눌렀습니다. 행사 촬영 오신 사진 기자분께서 '어느 신문사에서 오셨냐?'고 물으시길래 진고일보에서 나왔습니다라고 대답했네요 ㅋㅋ 2013. 9. 27. 아이가 생기고 나서야 느낄 수 있는 것 요즘은 교사들 중에도 독신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꽤나 되고 DINK(Double Income No Kid)족도 많지만.... 교사가 될 사람은 반드시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길러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진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나는 학생들을 그냥 다른집 아이들로만 봤다. 하지만 진진이가 태어나고 나서는 아이들에게 좀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수업시간에 자는 아이들을 보며 우리 진진이가 저러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한번 더 깨우게 되었고, 사고를 쳐도 진진이가 생각나서 매몰차게 대하지는 못했다. 물론 야단을 안쳤다는 건 아니다. 부모가 되고 나서야 아이들이 한 집안의 중요한 아들들이라는게 가슴 깊이 다가왔다. 그래서 애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자기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남의 .. 2013. 7. 2. 모타산악회 황매산 등반 진주고등학교에는 교직원 산악회가 있습니다. 그 이름도 찬란한 모타 산악회. 작년에 결성되었는데 다들 산을 못타서 모타 산악회로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 그런데 왠걸.... 요즘은 모타가 Motor가 되어버린듯 다들 다람쥐처럼 산을 타시더군요. 비봉산 다람쥐들의 실력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 대단한 모타 산악회가 이번에는 황매산을 다녀왔습니다. 아직 철쭉이 만개할 때는 아니기 때문에 기대는 별로 안하고 다녀왔습니다만 약간은 개화한 상태라(한 30%정도) 나름대로 꽃구경은 좀 하고 왔네요. 다음 주 목, 금요일 쯤이 아마 절정이지 싶습니다. 예전에 사진 찍으러 갔던 황매산은 분홍빛 융단이 깔린 모습이었는데 드문 드문 보이는 철쭉이 좀 아쉬웠습니다만 황매산 정상은 처음 올라가본 터라 참 즐거운 경험을.. 2012. 5. 10. 진주고등학교, 우리의 기상을 닮은 천왕봉을 밟다. 원래 고등학교 3학년의 봄소풍이라고 하면 학습 결손이 생기지 않도록 자율학습을 한다던가 아니면 졸업앨범 사진을 찍는다거나 하는게 관례였습니다만, 올해는 이재용부장님께서 큰 마음을 먹고 제대로 된 소풍을 가자는 제안을 하셨습니다. 지리산 천왕봉 당일치기 등반이었죠 ㅜ_ㅜ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자신만만하게 콜을 외쳤지만, 천왕봉에 갈 때마다 거의 실신 지경으로 돌아왔던 저로서는 마음 한켠의 부담을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죠. 그러나 다른 곳에서도 아니고 진주고등학교에서 후배들을 데리고 가는 천왕봉, 물러서서도 안되고, 물러날 곳도 없는 그런 길이었습니다. 뭐 학생들도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습니다만 ㅋㅋ 소풍 당일 날까지 기우제를 지낸 학생도 꽤 있었을겁니다. 운명의 2011년 4월 21일, 버스를 타고 중산.. 2011. 4. 22. 1, 2, 3층의 다른 저녁 멀리서 바라본 진주고 1, 2, 3학년의 다른 저녁 식사 시간, 창문 너머로 수많은 아이들의 수많은 마음과 이야기를 담고 오늘도 진고의 밤은 깊어만 간다. 매일하는 야자 감독이 그리 지루하고 힘들지 않은 것은 매일 같은 이 시간에 매일 다른 이야기가 만들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꿈을 이루려는 아이들과 그들의 꿈을 소중히 하려는 교사들의 시간. 2011. 3. 18. 진주고등학교 학교요람 표지 작업 진주고등학교 학교 요람 표지 작업을 완료했다. 어제 만들었던 건 나름 표지의 정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좀 미약했던 듯.... 일반적으로 잘 안찍는 학교 야경 사진을 넣어 좀 색다른 분위기를 내려고 했는데 다른 선생님들도 맘에 들어하시고 교장, 교감선생님도 좋아하시니 나도 기분이 좋다. 2011. 3. 17. 진고의 밤풍경 신축 진주고등학교의 야경 겉으로 보기엔 평화롭기 그지 없는 이 풍경 안에는 야간자율학습에 임하는 학생들 개개인의 수많은 사연과 그 사연들을 압축해서 들어줘야 하는 교사들의 애환이 담겨있다. 오늘의 멋졌던 저녁 하늘. 같은 순간에 서 있더라도 이 풍경을 보고 또 이렇게 담아내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래서 사진 찍는 내가 참 좋다. 하지만 내게 사진은 TYH님보다는 덜 소중한 존재 ㅋ 2011. 3. 16. 학교 선생 이야기 4. 반복되는 나날들 어느새 3학년 생활을 시작한 지도 2개월이나 지났습니다. 2개월 동안 거의 변함없는 생활을 해왔네요 ㅡ_ㅡ;;;; 오늘은 요즘 제 하루 학교 일과를 엿볼 수 있는 포스팅을 해보려 합니다 일단 아침 7시에 집을 나섭니다. 차를 몰고 오면 7시 10분이면 도착하고 걸어서 오면 7시 25분쯤 교문에 도착하게 됩니다. 본관 3층 진학실에 올라오면 대게 7시 30분 쯤이죠~ 아침에 비밀번호 열쇠로 잠겨진 진학실 문을 열고 들어오면 일단 컴퓨터 전원을 누르고 공기청정기를 켭니다. 진학실 냉장고에 새로운 아이템이 업데이트 되었는지 확인 한번 해보고 우리반으로 갑니다~ 오늘 아침인 냉동실에서 얼려진 몽쉘 통통을 먹으면서 말이죠 ㅡ_ㅡ;;;;;;; 시끄러운 와중에 몇명 애들이 잠을 자고 있군요~ ㅎㅎ 나의 카메라는 자비.. 2010. 4. 24. 학교 선생 이야기 2. 야간 자율학습 이 진학실 팻말은 아마도 내가 학교다닐 때 달려있던 것과 같은 녀석일 것 같다. 우리 때 진학실은 불려가면 살아나오기 힘들다고 해서 산적 소굴이라고 불렸다. 우리 반 애들 야자하는 모습, 전체 반 중에서 참여 인원이 가장 적다. 딴 반과 숫자를 비교하면 좀 머슥해질 때도 있지만 자율학습 태도는 더 좋은 것 같다. 어떤 집단이든지 소수정예가 좋은거다. ㅡ_ㅡ;;; 이 사진을 부장님이 보시면 애들이랑 장난친다고 싫어하실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10년전에 비해서는 교사와 학생들 사이의 간격이 많이 좁아진 것 같다. 진정으로 나를 무서워하는 학생이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장난치다 불려나온 녀석들~ 우리 때 같으면 긴장해서 굳어있었을텐데 이 녀석들은 불려나와서도 마냥 즐겁다~ 복도 끝부분에서 야자 순시 중인 .. 2010. 4. 12. 학교 선생 이야기 1 - 학기 초 상담 그리고 가정환경조사서 정신 줄 놓고 산다는게 가장 적당한 표현일 요즘~ 학교 옮기고 내가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 애들 챙기랴 학년 챙기랴 좌충우돌 중이다~ 98년 2월에 졸업하면서 떠났던 진주고등학교에서 2010년 3월 2일부터 교사로서의 생활이 시작되었고 또한 그 시작이 제일 빡세다는 고3담임인 점은 참.......... ㅠ_ㅠ 진주고등학교 본관 건물은 신축 중이고 지금은 진주 기공의 구 교사에 들어와 생활하고 있다. 임시거처에서 일년을 지내는만큼 여러가지로 열악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학생 상담을 위해 복도 앞에 책상을 갖다놓고 앉아 있는 우리 선생님들.... 아직도 봄은 멀었는지 야자시간의 복도는 썰렁하기만 하다..... 어쨌든 학기 초다 보니 반 애들 상담을 해야하는데 사실 고등학교 시절 내가 제일 싫어 했던 것이 상.. 2010. 3. 6. 진주고등학교 초빙교사 합격 얼마 전에 진주고등학교에 원서를 넣었었는데 이틀전에 합격했다는 공문을 받았습니다. 남해에서 5년간 꾹꾹 눌러 채워서 근무하고는 결국 내신 점수와는 완전히 상관없이 초빙교사제로 진주에 입성하게 되는군요 ㅡ_ㅡ;;; (지금 내신 점수만으로도 경남 일원에서 대적할 선생님은 없을듯.. 점수가 아까워서 팔수 있음 팔고 싶다 ㅡㅡ) 모교 근무를 하게되는 고로 가슴이 설레기도 하고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어차피 떠난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음 근무지가 일찍 확정되어버리니 맥이 좀 풀리기도 하네요. 남아있는 기간동안 몇몇 학생들을 좀 바로잡아 놓고 가고 싶지만 애들은 참 마음대로 안되는 것 같습니다. 혼자서 공부를 못해내면 학원이고 과외고 아무 쓸모 없는 것을.... 고3이 되어가는 마당에도 학원이 모두 .. 2009. 12. 17.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