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화려하게 핀,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 서있었던 늦봄 오후 만냥이한테 츄르 주러 나갔다가 만나지 못하고 아쉬워하고 있던 순간에 사시냥이를 만났다. 내 손에 들고 있던 츄르를 보고 다가와 뜯어주는 순간 더없이 격렬하게 핥아먹기 시작했던 녀석, 안그래도 삐쩍 골아서 안스러운데 허겁지겁 먹는걸 보니 마음이 참.... ㅠ_ㅠ 동네 캣맘들이 밥을 챙겨주는데도 불구하고 저리 허덕이는건 왜일까? 길냥이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픈걸까? 눈도 사시인데다 너무 말라서 볼품이 없으니 츄르 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는 모양, 길냥이도 예쁜 것들만 인정받는 슬픈 세상이다. 츄르 세개를 먹고도 만족이 안되는지 떠나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던데 마침 갖고 있던게 다 떨어져 미안한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 밖에..
동호안길에서 만난 애교쟁이 길냥이. 시크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길래 경계심이 심하겠거니 했는데 어느 순간 다가와서는 엉덩이를 들이밀었다. 만져달라고 연실 볼을 부비며 바닥에 드러누워 어쩔 줄을 모르더라. 외양과는 다르게 애교가 넘쳐 흘렀던 녀석. 한참을 쓰다듬어 주며 놀다 집에 가야할 시간이 되서 일어났다. 잠시 걸어가다 아쉬운 마음에 뒤돌아보니 그 사이 나타난 할아버지 한분의 손길을 느끼며 행복해하고 있었다. 하는 짓이 너무 사랑스러웠던 이 냥이는 사람만 보면 좋아서 강아지처럼 달려드는 것 같았다. 그동안 해꼬지 하는 이를 안만났기에 경계심이 없는 것일까? 어찌됐든 앞으로도 사람과 세상에 대한 좋은 기억만 갖고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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