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1/05 (55)
코인러버의 다락방

오랜만에 걸어본 서울. 이미 코로나는 끝난 것 같은 활기 속에서 혼자 움츠려들어 있었다.

SML 미니피규어 판매하는걸보고 후드티 입은 저녀석이 너무 갖고 싶어 거금 11000원 주고 사왔는데.... 왠 대머리 부장님이 나오셨다 ㅜ_ㅜ 꼴에 시크릿 피규어라고 한다.... 뽑기 힘든거라고.... 하아....

소소책방 조경국 방주님 뵈러 가던 길에 만난 길냥이. 너 거기서 뭐하니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던 녀석.

뒤끝없이 깨끗했던 크라운 살얼음맥주 딱 한잔으로 이번주를 마무리.

죽림 삼삼육에서 오랜만에 삼겹살과 목살을 먹었다. 이 집은 통영의 고기집 중에서 소스를 가장 많이 내주는 곳인 것 같다. 카레 가루, 칠리소스, 소금, 사진에는 없지만 와사비, 홀그레인 소스, 쌈장까지. 하나씩 찍어서 먹다보니 어느새 여섯점, 생각보다 많이 먹었다. 하루에 4시간씩 스핀바이크를 타는게 너무 힘들었는데 오늘은 이걸 먹어서 그런지 그리 어렵지 않게 완료할 수 있었다. 역시 투입이 있어야 산출도 있는 것. 예전에는 식당에서 단호박찜 나오면 이런걸 누가 먹을까 싶었는데 요즘은 없어서 못먹는다. 어릴 시절 좋아했던 것들이 싫어지지는 않고 안먹던것들의 맛을 깨닫게 되었으니 삶의 즐거움이 늘어나고 있는거라고 할 수 있겠다. 나이가 드니 입맛이 변하는게 아니라 미각의 포용성이 넓어지는건가? 아들이 수업..

끝에 다다랐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시작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생이 끝날 때 까지 종점은 없다. 단지 반환점만 존재할뿐.

위스키를 마시는 사람들이 대부분 향과 맛을 즐기는 것과 달리 나는 그 황금 혹은 구리빛의 아름다운 색의 액체가 잔속에서 찰랑거리는 모습에 빠져있는 편이다. 후각과 미각이 천하기 그지 없는 나는 위스키 또한 눈으로 즐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예쁜 글라스에 위스키 조금 따라서 손에 들고 바라보며 한모금씩 마시면 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보고 예뻐서 구입한 이 글라스는 후지산을 형상화한거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니 그건 잘 모르겠고 위스키를 따라놓으면 황금색 꽃봉우리 같은 모양새가 참 아름다워 보이긴 한다. 유리 두께가 조금 더 얇았으면 좋았을테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그건 무리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