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교시와 7교시 사이에 한시간이 비어서 순찰겸(나름 성실한 학교 안전인성부장) 학교 정문 근처를 어슬렁거렸다. 때마침 나타난 길냥이 한마리를 쫓아 가다가 놓치고 허탈하게 돌아섰는데 거기에 다른 길냥이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앉아 있었다. 꿩 대신 닭이 아니라 봉황이로세. 쫓아가던 녀석보다 훨씬 예뻤으니. 펜스를 사이에 두고 있었던지라 가까이 가도 도망을 가지 않았고 이렇게 근접해서 예쁜 모습을 담을 수 있었다. 소세지를 챙겨왔으면 한움큼 줬을텐데 사진만 왕창 찍고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서 수업하러 들어갔다.
아파트 출입구에 진을 치고 앉아있던 동네 길냥이. 아직 새끼인 것 같은데 세상 풍파를 별로 안겪었는지 털도 깨끗한데다 사람을 피하지 않아서 완전 귀여운 상태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고양이 사진 전문이 아니기에 그동안 찍었던 사진은 다 고만 고만 했는데 이 사진은 초광각으로 근접해서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예쁘게 찍혀서 몇번이나 꺼내서 보고 있다. 고양이의 눈빛도 그렇지만 다소곳이 모은 앞발의 저 몽실함이라니. 저 발로 고양이 펀치를 날린다면 눈탱이가 날라가도 맞고 있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우리집에 같이 가자고 몇번이나 권했음에도 유유히 자기 길을 가버린 녀석. 동네 아줌마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무전동 사리원 냉면 근처에서 자주 만나는 치즈냥(암묘나이트)과 열방교회에 사는 듯한 모찌냥은 서로 연묘 사이인가 보다.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니 치즈냥이보다는 모찌냥이 더 적극적인 것 같기도. 치즈냥이는 경계심 레벨 하, 모찌냥이는 상쯤 되는 것 같다. 사리원 들리는 손님들이 하도 만지니까 사람이 와도 그런가보다 하면서도 카메라는 낯선지 조금 경계하는 정도인 치즈냥과 다르게 모찌냥이는 조금만 다가서면 움찔하며 도망가다가 치즈냥이 안오니 다시 돌아와 계속 경계를 한다. 손을 내미니 고양이 펀치를 연신 날리는 ㅋㅋㅋ 사리원 치즈냥이는 길냥이 같은 느낌이 전혀 없다. 털이 깨끗하고 성격도 좋아보인다. 모찌냥이도 깨끗하긴 한데 치즈냥이에 비하면 뭔가 좀 길냥이스럽다고 할까. 저녁 무렵에 산책을 나갔는데 열방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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