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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통영에서 커피 맛있기로 유명한 삼문당. 5월 한정 메뉴인 프룻이 궁금해서 다녀와봤다. 커피를 마실 수 있게 된지 얼마 안되서 많은 종류를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그럴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까지 강한 향과 개성을 느낀 건 처음이었다. 에스프레소를 한 모금 마시자 마자 과일(복숭아) 풍미가 은은하게 밀려들어와서 깜짝 놀랐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과의 조합도 정말 좋았고.

통영 죽림에 새로 생긴 철판요리 전문점. 전형적인 일본 선술집 스타일의 가게로 내부는 그리 넓지 않다. 다찌 자리에 앉으면 불쇼도 해주실 것 같은 분위기. 이 집 인테리어의 핵심은 딴거 다 필요없고 문 앞에 앉아 있는 시바. 붙임성 있고 귀여운 녀석. 가까이만 가면 달려들어 애교를 떨더라. 그래서 사진 찍기는 참 힘들었.... 스테이크 먹고나서 우와~ 할 정도로 엄청난 맛은 아니지만 고기는 부드럽고 간도 적절해서 흠 잡을 곳 없이 무난함. 와사비 살짝 올려서 맥주 한잔하기 딱 좋았다. 야끼소바는 엄청 짤 것 같은 비주얼이지만 실제로는 간간한 정도. 생맥주 한잔 8000원. 솔직히 기린이나 아사히나 일본 맥주 맛있는 줄은 모르겠는데 생맥이 이것 밖에 없어서.... 테라 생맥을 이 잔에 따라마셔도 똑같을 것..

5개월만에 스시작. 우리 밖에 없던 가게에서 한점씩 올려지는 맛난 것들과 이슬처럼 맑았던 진로 한잔. 참 좋았던 저녁. 몇번이나 갔던 곳이지만 갈때마다 좋다. 그동안은 셔속 확보 때문에 얕은 심도로만 찍어 사진이 아쉬웠는데 어제는 플래쉬까지 챙겨가서 한피스 한피스 무대의 주인공인양 찍어주었다.

항남동 숨은 맛집 두번째로 꽈배기가 맛있는집. 이집 앙버터도너츠는 정말 강추한다. 앙버터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이정도 퀄리티는 되야한다. 단점은 한입 먹는 순간 살이 미친듯이 찔 것 같은 확신이 든다는 것, 하지만 맛은 확실하다. 카페 바다봄의 소콩 소콩은 꽤 괴랄해보이는 메뉴지만 배고플때 먹으면 의외로 든든하고 맛있다. 소보루와 아이스크림의 실패할리가 없는 조합.

통영 명정동 카페 하치. 가기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좁았던 공간, 한번만 바라봐 주길 바랬지만 다른 테이블 여자 손님들만 좋아하던 하치, 하지만 맛있었던 쑥갸또(인근 지역에서 먹어본 쑥 디저트 중 최고), 그리고 친절하셨던 여사장님.

올해의 마지막 벚꽃비가 하늘 하늘 내리던 토요일 아침, 아무도 없어 더 좋았던 일랑 더치의 광활한 공간에서.

벚꽃 시즌이 저물어 가는 게 아쉬워 막걸리를 한잔했다(핑계도 참 가지가지다. 정말.). 벚꽃 띄운 막걸리에 수육 한점 먹으니 참으로 좋더구먼. 오늘은 온도(욕지도 양조장)에서 빚은 고구마막걸리를 마셔봤다. 한잔은 새콤달콤한 게 너무 맛있었는데 두 잔째부터는 그 새콤함이 부담스러워졌다(많이 마시기에는 무난한 맛을 내는 제품이 나은 듯). 사장님께서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막걸리라고 하셨는데 마시고 보니 무슨 말인지 알겠더라. 이러나저러나 봄날 저녁에 마신 막걸리는 맛과 상관없이 참 좋았다. 돌아오는 길에 국힘당 골수 지지자인 듯한 행인의 꼰대 짓만 안 봤으면 완벽한 날이었을 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