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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 캠벨 국립공원에 있는 12사도바위(12 apostles)는 사진을 시작한 이후

 

내내 꿈에 그리던 출사지였다.

 

해안 절벽을 따라 도로가 달리고 그 앞 바다에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가 꽂혀있는

 

그 모습을 보자 마자 매료되었던 것.

 

이번 호주 여행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 12사도 바위의 절경을 보는 것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일몰각이 생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라 허탈해하고 있었다. 초광각 렌즈를 이용해

 

일몰과 12사도바위를 같이 담아보았다. 사진은 뺄셈이라고 모두가 말하는데

 

이 프레임 속에서 나는 욕심을 한껏 부리고 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일몰각에 망연자실할 뻔 했으나

 

오히려 그 일몰각때문에 12사도를 비추는 노을빛은 훨씬 아름다워졌다.

 

너무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라 담는 내내 기분이 묘했다.

 

이 사진들을 보고 포토샾에서 색상 조정이 많이 들어갔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암부 계조를 약간 살려냈을뿐 눈에 보이던 그대로의 풍경이었다.

 

그래서 지금봐도 참 비현실적이다.

 

대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인간의 작은 기교는 의미를 잃는다.

 

 

 

일몰의 여운이 완전히 사라진 후의 12사도 바위.

 

뜨겁게 불타오르던 그 모습은 어디가고 푸른 빛이 감도는 차가운 풍경만이 덩그러니 남았다.

 

 

 

 

 

일몰각이 그리 좋지 않은 시즌에 갔다는 걸 직접 보고 나서야 알았지만

 

(나는 12사도 바위들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사진만을 봐왔다 ㅋ

 

그런 일몰각은 5-6월 정도에 나온다는 걸 오늘 알았다 ㅡ_ㅡ;;;;)

 

그게 또 그 나름대로의 매력을 만들어 주었다.

 

일몰각은 좋지 않았지만 일몰 빛이 그대로 12사도와 해안 절벽으로 비춰짐으로써

 

정말 환상적인 빛의 향연이 펼쳐졌던 것....

 

그 짧은 시간동안 얼마나 숨막히게 셔터를 눌러댔던지....

 

직접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전혀 현실감이 없었던 절경.

 

완전히 만족스러운 사진을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 순간 내가 12사도 바위 앞에 서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