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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째 구입하고 있는 젊은작가상 수상 작품집에 대한 문외한의 비전문적이고 개인적인 감상.  

 

몇년전까지는 젊은 작가들의 글을 본다는 것 자체가 좋았다. 나와는 완전히 다른 생각과 감성을 가진 세대라고 생각했기에 그들이 쓰는 글이 내가 몰랐던 삶의 이면을 보여준다고 느꼈다. 거대담론을 중시하던 이전 시대와는 달리 개인적이고 지엽적인 소재로 글을 풀어가는 능력들도 부러웠다. 그들의 시대에서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동시대를 함께 숨쉬며 살아간다는 위안을 얻기도 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작품집에 실리는 소설들의 느낌이 하나같이 똑같이 느껴졌다. 소재 또한 퀴어나 여성 서사와 관련된 것들만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그런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작가상을 받을 정도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는 젊은 작가들이 모두 똑같은 문제만 다루는 듯 보이는게 아쉽다. 게다가 책을 쭉 읽다보면 여러 사람의 단편 소설을 모아놓은게 아니라 한 사람의 소품집인듯 글의 결이 같이 느껴질 때도 많았다. 한 사람이 쓴 글이라면 그 사람만의 느낌이 유지되는게 당연하겠지만 여러 사람의 글이 하나로 뭉쳐져버리는 건 문제가 있는거 아닐까?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소설이라면 그것도 세 새대를 대표하는 이들의 작품집이라면 좀 더 다양한 소재와 글맛을 만날 수 있어야하는게 아닐까? 시티팝 같은 문체로 비슷한 소재의 변주만 이루고 있는 작품들이 계속 실리는 것은 쓰는 사람의 문제일까? 뽑는 사람의 문제일까? 겨우 6000원 정도를 내고 책 한권 산 주제에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아 미안하지만 내가 책 읽고 감상 쓰는건 아주 특별한 일이니(사실 그런걸 쓸 깜냥이 안된다.) 대단한 관심의 표출이라 이해해 주면 좋겠다. 내년 작품집은 올해까지와는 다른 감각으로 읽을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