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년만에 뉴욕바다가재에 가봤다. 뉴욕에 바다가재가 유명한건지는 가본 적이 없어 모르겠지만 이 상호를 20년이 넘게 보고 있는 것 같으니 지속되는 경기 침체에도 장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보다. 1인분에 5만8000원. 대게나 킹크랩에 비해서는 저렴하게 느껴지지만 편한 마음으로 시키기는 힘든 랍스터. 호기롭게 주문을 하고 잠시의 기다림 후에 만난 랍스터는 참으로 맛있더라. 비주얼은 집게발이 담당하지만 사실 랍스터의 백미는 꼬리 살이다. (양이 무척 적어 아쉽지만) 꼬리의 그 탱글탱글한 식감은 먹을 때마다 감동을 준다. 그에 비해 내장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몸통 앞부분은 실망스럽다. 대학생 때 한 선배가 사준(나한테 사주려는건 아니었지만 얼떨결에 꼽사리 껴서 갔던) 랍스터를 먹으며 이렇게 맛있는게 있구나 하며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때 진짜 열심히 살아서 맛있는걸 먹고 싶을때 주저하지 않고 먹을 수 있는 사람이 되야지라는 다짐을 했건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나 별반 다를 것 없는 서민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몇년 후 다음 랍스터를 먹을 때도 비슷한 위치에서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