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교문 지도를 하다가 눈에 들어온 달을 이런 프레임 속에 넣으면서 무표정하게, 아니 뭔가 화가난 듯한 표정으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이런 순간의 작은 경이를 느낄 수 있게 해준다면 그들의 삶도 나의 그것도 좀 더 풍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전혀 현실적이지 못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인지한건 나뿐이었기에 40대 중반으로 향하면서도 꿈만 꾸고 사는 나와 20대에 미치지 못한 나이에도 지나치게 현실적인 생각만 하는 그들 사이의 괴리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겠지. 언젠가 인성부장을 그만두고 마음이 통하는 아이들을 몇명이라도 만나게 된다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나눠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