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현지인들이 추천하는 맛집이라고 소문이 나있어서 예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코로나 시국인지라 웨이팅도 그렇고 가게가 너무 좁아 부담스러워서 두번쯤 갔다가 포기하고 돌아왔었다.
연휴 기간동안 특별히 돌아다닌 곳도 없는데다 집 근처라서 가볍게 아침으로 먹고 와야지 해서 갔는데
이른 시간부터 웨이팅이 ㅠ_ㅠ
그냥 돌아오려다가 앞에 한팀 밖에 없고 이번에 그냥 오면 평생 안가게 될 것 같아 20분쯤 기다려서 먹었다.
내부에는 4인석 3개, 2인석 3개가 있는데
먼저 왔더라도 2인석이 먼저 비면 3인 이상 손님은 더 기다려야하는 시스템이었다.
(실제로 우리 가족은 20분을 기다렸는데 2명 손님 한팀은 오자마자 바로 들어가서 먹더라.)
주문받는 분도 뭔가 서툰 부분이 있어 시간이 지연됐고(무척 친절하셨지만).
웨이팅이 길어지는건 손님이 많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운영을 잘못하는 부분 때문이 큰 것 같았다.
내부는 무척 좁았다. 날이 덥거나 춥지 않아 코로나 예방 차원에서라도 문을 열어 두고 공기가 통하게 하면 더 좋을텐데
문닫기를 너무 열심히 해서 부담스러웠다.
맛은 소소, 후추의 맛이 크게 느껴지는 분식점 칼국수 느낌이다.
기본 메뉴인 충무바지락칼국수만 시켜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국물도, 면발도 너무 평범해서 이걸 먹기 위해
긴 시간 웨이팅을 한다는게 의아하게 느껴졌다.
(통영 지역 카페에서 얻은 정보로는 얼마전에 주인이 바꼈다고 하는데
이전과 이후의 맛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칼국수 밑반찬의 핵심인 생김치 또한 다른 집들의 그것에 비해 뭔가 대단한 특징이 있지는 않았다.
곁들이로 시킨 김밥은 광장시장 마약김밥같은 느낌. 우엉, 당근, 단무지, 오뎅을 소로 넣은 미니김밥이다.
와사비를 넣은 양파 절임에 찍어 먹는데 나쁘지는 않았지만 어디서나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맛에 불과하다.
통영 현지인들이 추천한다는 집이지만 통영 현지인인 나는 그렇게 추천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사실 이 식당은 언제나 외지인들로 북적인다.
인터넷으로 소문이 난데다 여객선 터미널 앞이라 한번쯤 호기심에 들리는 손님이 대부분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웨이팅을 감수하며 재방문을 할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현지인 추천 맛집이 된 이유는 평일에 손님이 많이 없는 시간대에 들리는 사람들 덕분이 아닐지.
인근에 있는 동락칼국수라든가 고성에서 통영 넘어오는 길에 있는 팔송정 칼국수가 퀄리티 면에서는 훨씬 뛰어나다.
칼국수 6000원, 김밥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라지만 오랜 웨이팅을 생각해보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고민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