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남해제일고 첫발령 때 앉았던 자리가 궁금해져서
홈페이지를 뒤져보니 사진이 남아 있다.
당시 유행했던 오피스 소품 플립플랩(학교 떠나올때 제자였던 은비에게 주고 왔다)이
적막한 푸른 공간에서 홀로 빛나고 있던 내 자리
2005년에 처음 저 자리에 앉았다가 그 이후 여러 학년실을 전전했고
2009년에 교무기획을 맡으면서 다시 같은 자리로 컴백해서 제일고 근무를 마무리했었다.
항상 제일 먼저 출근해서 제일 늦게 퇴근했던 시절,
그래도 마음 맞는 동료들이 있었고 함께 카풀하던 은사님들이 계셨으며
신규라고 언제나 배려해주시던 선배교사들이 계셔
몸은 힘들어도 즐겁기만 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몇년간 근무했던 교무실, 건물이지만 떠났다가 며칠만에 돌아와도
내 공간이 아닌 것 같은 느낌에 낯설어지는 것이 학교다.
사진으로 보는 나의 첫 자리가 그립고 또 낯선만큼
고성중앙고의 내 자리도 그런 느낌으로 멀어져 가고
옮겨갈 학교의 낯선 교무실에 새로이 적응해서 그 학교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학교를 옮기면 옮길수록,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마음 나눌 동료도, 선배도 줄어드는 요즘이라
새학교에 가서는 또 얼마나 외로운 시기를 보내야할지 모르겠다.
전근가는 해 3월은 신입생이 학교에 입학해서 좌충우돌하는 것처럼
항상 홍역을 치르곤 했는데 올해도 쉽지는 않겠지 ㅋ
고성중앙고 교무실에 앉아 있다가
새로 옮길 학교로부터 올해 이러 저러한 업무를 맡아달라는 전화를 받고
심경이 참 미묘해져 이런 글을 끄적이고 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