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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혹한을 뚫고 다녀온 일요일 새벽 미사, 날이 추워서 메이커스마크( Feat. 킹조지5세) 이불 밖이 위험하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충분히 알 수 있을 듯한 영하의 날씨. 새벽 5시에 눈을 떴지만 몸을 일으킬 용기가 나지 않았다. 새벽 미사를 하루 쉴까 하는 유혹 속에서 몇십 분을 뒤척이다. 성당을 빼먹지 않는다고 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빠졌을 때는 반드시 안 좋은 일이 생겼다는 징크스를 기억해내고는 후다닥 준비를 마쳤다. 막상 밖으로 나가보니 생각보다 춥지는 않....은게 아니라 정말 울고 싶을 정도로 추웠다. 세병관 주차장 앞 공원에 걷기 운동을 하는 어르신들이 몇 분 계셨다. 이렇게 추운 날 아침 운동을 하는 게 과연 저분들의 건강에 이로울 것인지 고민하면서 걷다 보니 어느새 성당에 도착. 늘 같은 얼굴들(일요일 새벽 미사에 나오는 사람들은 항상 똑같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인지 인원.. 더보기
한파 속에서 갑자기 그리워지는 홋카이도, 삿포로의 폭설 진진이를 처가집에 데려다 주고 오는 길, 잠시 차에서 내렸다 탔을 뿐인데 코 끝이 아려올 정도다. 예전에는 이런 추위를 만나면 떠오르는게 군시절의 추억이었는데(체감온도 -30도정도는 웃으며 넘나들었던) 이제는 홋카이도에서 만났던 폭설이 먼저 떠오른다. 기억이 기억으로 묻혀진다는 것, 기억의 층위에도 우선 순위가 생긴다는 것이 이런 것일까. 힘들고 아팠던 심상이 따듯하고 포근한 어떤 것으로 대체될 수 있음을 생각해보는 아침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