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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챌린지21

윤이상국제음악당 스쿨콘서트 통영고등학교 학교에서 윤이상 국제 음악당까지 왕복 4.2km의 거리를 걸어가 스쿨콘서트라는 걸 관람하고 왔다. 정말 오랜만에 학년 전체를 인솔해 나간 야외활동.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13세와 15세의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대단한 협연을 보여주었다. 저 어린 나이에 어떤 세월, 어떤 수련 과정을 겪었길래 저런 연주가 가능한 것인지. 저 때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하는 자괴감이 느껴지던 순간 옆에 앉아 있는 지극히 평범한 우리 학교 학생들을 보니 위안이(?) 됐다. 보통 사람에게는 보통 사람의 길이 있는 것이지. 1시간의 짧은 공연이었지만 오케스트라에 대한 여운을 안겨주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 행사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니 점심시간, 자리에 앉으니 무릎이 시큰거렸다. 매일 같이 만보이상은 걷고 있어 별거 아니라 생각.. 2024. 11. 11.
멸망을 향해 함께 걸어가는 친애하며 증오하는동지들에게 도대체 세상이 왜 이 모양이지? 어떻게 저런 사람들에게 국가의, 세계의 운명을 맡길 수가 있지? 하는 한탄이 절로 나오는 시절이지만 이렇게나 다른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이만큼이나마 맞춰서 살아왔던 것 자체가 이미 기적의 영역이었는지도 모른다. 이러나저러나 멸망의 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다가올 것이고(그것으로부터 살아남는다고 해도 근근이 지속되는 삶은 고달픔의 연속일 뿐일 테니. 나는 멸망 순긴 발버둥쳐서 살아 남을 생각이 없다. 그냥 초반에 아주 빨리 고생하지 않고 죽는 것이 낫다고 본다.) 잘났든 못났든 서로 생각이 같든 다르든 우리는 낭떠러지에서 마지막 발걸음을 함께 내 디뎌야 하는 동지들일테니. 누군가에게는 뻔히 보이는 파멸을 향해 순진한 광신도의 얼굴로 달려가는 사람들이 때론 짜증 나고 안타깝.. 2024. 11. 10.
가을아침 - Il Mondo 눈곱도 떼지 않은 흐린 눈으로 바라봐도 너무나 청명해 해상도가 1억 화소 이상은 될 것 같은 하늘, 아침 햇살이 적절한 각도도 내리비쳐 역광의 단풍은 별것 아닌 아파트 풍경을 윤슬처럼 반짝이게 만들고 그 옆으로는 고양이 활동가님이 차려준 아침을 태평하게 먹고 있는 봄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한순간이었다. 냥이들 궁디 팡팡이나 해줄까 해서 내려 추리닝 위에 가디건 하나 대충 챙겨 입고 내려갔더니 그 사이에 봄이는 사라지고 아람이가 수풀 사이에서 새침하게 바라보고 있다. 꼬리를 앞으로 말아 앞발을 감싼 저 모습을 보니 몇 년 전 사랑했던 급소냥이가 생각났다(이젠 나도 이 동네에서 명멸했던 길냥이들을 추억하는 사람이 되었다.).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돌아다니는 걸 보고 초사이어인 같.. 2024. 11. 9.
그라운드시소서촌 슈타이들 북컬쳐 매직온페이퍼 그라운드시소 서촌. 그라운드 시소의 다른 공간들은 한 번도 안 가봤다. 사실 서촌에 있는 것도 지난번에 힙노시스 전시 보러 갈 때 처음 봤다. 서울 가면 맨날 돌아다니던 곳인데 그 골목길 사이에 이런 건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파놉티콘의 형태를 띠고 있는 건물이 언제봐도 인상적이다. 전시와 상관없이 건물 구경만 해도 재밌다. 오랜만에 여행겸 서울에 가는 거라 보고 싶은 전시 몇 개를 생각해 뒀는데 슈타이들 북 컬처가 1순위, 베르세르크 원화전이 2순위, 그리고 우에다 쇼지 사진전 모래극장이 3순위였는데 동선이 꼬여서 3개를 다 관람할 수는 없었고 슈타이들북 컬처도 긴 시간 머무르긴 힘들었다(우에다쇼지 모래극장은 인터넷으로 도록을 구매했으니 됐다치고, 베르세르크 원화전은 내년 초에 노려봐야겠.. 2024. 11. 8.
주말 - 서울, 브루클린더버거조인트, 영등포 커피리브레타임스퀘어점, 영등포성당, 인텔리젠시아 서촌, 그라운드시소 서촌 슈타이들북컬쳐 매직온페이퍼, 계동 문어문구, 아티장크로아상, 뮤지엄헤드 흑백논리, 인사동 쌈지길 오랜만에 무지성 서울행. 통영에서 인삼랜드까지는 쉬지 않고 전력질주해줘야 하는데 이날은 함양에서 휴식. 새벽 일찍 길을 나섰지만 어마어마한 교통체증을 만나 결국 점심 때 되어서야 도착. 어느날은 할만하다 싶다가도 또 어느날은 어마무시하게 힘든 서울까지의 운전. 하기야 운전을 그토록 싫어하던 내가 차몰고 전국을 다 돌아다니고 있다는건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잠실 롯백에서 아이큐박스 제품(이라 쓰고 플레이모빌이라고 읽는다.) 할인한다길래 들렀다. 놀랍게도 이게 이번 서울행의 이유였다. 근데 구입할만한건 별로 없어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렸다.     중요 목적이었던 것이 허탈하게 마무리 되고 나니 잠실에는 괜히왔나 싶었지만 오랜만에 롯데타워를 보니 감회가 새로워 좋았다. 일년전 와이프 수술 때문에 잠실.. 2024. 11.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