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미사 가려고 집을 나섰는데 안개가 장난이 아니었다. 아무도 없는 항남동 거리에 안개만 자욱, 신호등 빛이 산란돼서 별세계 같은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새벽미사 마치고 나왔는데도 안개가 걷히질 않아 사진이나 좀 찍고 들어가야겠다 싶은 마음에 통영 운하를 따라 걸었다. 7시 밖에 안됐는데도 새벽 운동 겸 산책하러 나오신 어르신들이 많으셨다. 저 근면함이 올바른 의식으로 연결됐다면 참 좋았을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고 대한민국은 오리무중. 이 아침의 풍경 같은 상황이 되어버렸다. 해무가 짙어진 만큼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던 갯비린네도 진해졌다. 진주 새벽길을 걸으며 느꼈던 안개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 바다 근처의 안개는 상쾌하게 스쳐 지나가는 게 아니라 몸에 들러붙어 번들거리는 것 같았다. 상쾌한 ..
적응이 참 빠른듯 하면서도 느린 나는 이곳에서 살게된지 3년이 되어서야 내가 사는 마을이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통영이 점점 내 삶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작년에 제대로 담지 못한 통영대교 야경을 다시 찍어봐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에너지 파동으로 인해 조명이 들어오지 않아 제대로된 야경을 구경할 수 없었다. (요즘 진주성 사진을 찍지 못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 대교 앞에 사는 처이모님께 조명이 들어오는지를 물어 참 오랜만에 찍게된 야경. 날이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지난 번에 찍은 사진보다는 맘에 드는 편이다. 때마침 운하에 배들이 좀 왔다갔다해서 청실 홍실을 엮어주었으면 좋았을 것이나 배 드나드는 시간이 아니었으니 어쩔 수가 없는 것. A7R의 장노출 테스트도 겸해서 나가본 출사. 야경에서의 디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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