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시장3 어버이날과 문어 - 생전 처음 돈주고 사본 통영 중앙시장 문어 문어를 드시고 싶다는 어머니를 위해 통영 중앙시장에 들러 2Kg짜리 괴수한마리를 샀다. 문어집에서 기어나온 녀석의 자태는 실로 공포스러웠다 ㅠ_ㅠ 박스에 담으려는 사장님의 팔뚝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그 모습, 빨판의 엄청난 흡착력에 기겁을 했으나 문어는 큰게 최고라는 풍문을 굳게 믿고 있던 터라 무서운 마음을 달래며 포장을 부탁드렸다. KG당 2만 5천원이라는 시세를 들으며 이게 싼건지 비싼건지 전혀 모르는 야매 통영거주민이 진주에 홀로 계신 노모깨서 문어를 드시고 싶어한다며 애처로운 표정으로 깎아달라 사정하니 현금가 43000원에 내어주시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산 것 같아 기분이 그랬는데 다른 분들 얘기를 뒤에 들으니 진짜 싸게 구매한거라고. 문어가 이렇게 비싼 식자재인걸 처음 알았다.) 어.. 2020. 5. 9. 퇴근길 차 수리를 맡긴 관계로 요며칠 버스로 출퇴근을 하고 있는데 맨날 차타고 휭~ 하고 다닐 때는 몰랐던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학교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가로 질러야 하는 중앙시장의 풍경들이 가슴에 남는다. 가족들의 저녁상을 위해 장을 보는 어머니부터 마지막 남은 것들을 떨이로 팔려는 할머니들까지.... 생활의 모습이 그냥 그렇게 아름답다. 탁상공론을 벌이고 있는 비생산적인 누구들에 비해 이 모습은 얼마나 에너지 넘치고 순수한가. 덕분에 머리 속에 쌓인 때를 한거풀이나마 벗기고 돌아가는 기분이다. 2013. 10. 24. 진주 중앙시장 - 새벽 시장을 거닐며 새벽에 와이프의 부탁으로 콩잎을 사러 중앙시장에 갔다. 다들 자는 이른 시간에도 어찌나 분주하던지.... 수많은 할머니들은 손주들 용돈이라도 벌 요량으로 새벽부터 그 힘든 발걸음을 하셨을까. 찬 바닥에 앉아 시장 국밥 한그릇 드시고 계시는 모습을 보니 왜 그리 가슴이 짠한지.... 시장 바닥에 쪼그려 앉아 아침 대신 만두 몇개를 주워먹고 이른 출근을 했다. 결국 콩잎을 찾을 수는 없었지만 콩잎보다 더 소중한 걸 가슴에 담아온 기분이었다. 2012. 6.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