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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를 드시고 싶다는 어머니를 위해

 

통영 중앙시장에 들러 2Kg짜리 괴수한마리를 샀다.

 

문어집에서 기어나온 녀석의 자태는 실로 공포스러웠다 ㅠ_ㅠ

 

박스에 담으려는 사장님의 팔뚝에 붙어 떨어지지 않는 그 모습,

 

빨판의 엄청난 흡착력에 기겁을 했으나 문어는 큰게 최고라는 풍문을

 

굳게 믿고 있던 터라 무서운 마음을 달래며 포장을 부탁드렸다.

 

KG당 2만 5천원이라는 시세를 들으며 이게 싼건지 비싼건지 전혀 모르는

 

야매 통영거주민이 진주에 홀로 계신 노모깨서 문어를 드시고 싶어한다며

 

애처로운 표정으로 깎아달라 사정하니 현금가 43000원에 내어주시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싸게 산 것 같아 기분이 그랬는데 다른 분들 얘기를 뒤에 들으니

 

진짜 싸게 구매한거라고. 문어가 이렇게 비싼 식자재인걸 처음 알았다.)

 

어머니께서 행복해 하실 모습을 기대하며 진주 집으로 가져갔더니

 

문어의 거대한 자태에 어머니도 기겁을 하시며

 

작은걸 두마리 사오지 손질하기 힘들게 이렇게 큰걸 사왔다며 툴툴거리셨다.

 

(아니 문어는 큰게 최고라고 다들 얘기하던데 ㅜ_ㅜ)

 

어쨌든 이 거대한 옥토퍼스는 약간의 저항을 거치다 결국 찜통 속으로 들어갔고

 

당분간 냉동 보관되며 어머니의 반찬 및 술안주가 되어줄 것이다.

 

어머니와 고등어가 아닌

 

어머니와 문어로 진행했던 어버이날 이벤트는 이렇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