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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야끼토리 아오이 닭꼬치덮밥, 진주 한옥 갤러리 카페 수류헌

by coinlover 2020. 5. 9.

어버이날 기념으로 진주에 문어사들고 갔던 날

 

어머니는 저녁 약속이 있으셔서

 

홀로 닭꼬치덮밥을 먹었다.

 

그렇게 좋아했던 야끼토리 아오이의 덮밥은 예전보다 양은 늘었는지 모르겠는데

 

퀄리티가 좀 떨어져 있었다.

 

좋아했던 잔멸치볶음 반찬이 없어졌고 닭꼬치의 퀄리티나 소스의 적당함도 예전보다는 아쉽더라.

 

그래도 사람들이 몰리기 전인 저녁장사 개시 직전 시간에

 

텅빈 가게에서 홀로 먹는 즐거움이 더해진 맛은 여전히 각별했다. 

 

 

진주에서 홀로 돌아다닐 시간이 난 김에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한옥갤러리카페 수류헌에 다녀왔다.

 

너무 사랑했으나 지금은 다른 곳으로 옮긴 옛 류가헌과 비슷한 느낌이라 끌렸는지도 모르겠다.

 

부식된 철판 위에 쓰여있는 카페 이름이 류가헌의 그것과 참 비슷하다.

 

류가헌은 흐르듯 노래하는 집이었는데

 

수류헌은 나무가 흐르는 집 정도의 뜻이려나.

 

 

입구의 꽃나무와 붉은 벽돌 벽이 정겹다.

 

사실 안쪽 공간보다 이곳이 더 아름다웠다.

 

 

 

내부는 크게 4개의 공간으로 나눠진다.

 

한옥 본채의 오더플레이스와 차마시는 공간,

 

본채 안쪽의 갤러리 공간,

 

중정과 비슷한 느낌인 정원 공간,

 

그리고 새로 지은 별채 공간.

 

당연히 한옥 본채가 분위기는 제일 좋았다.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내가 갔을때는 손님이 거의 없어 전세낸 기분으로 즐기고 왔다.

 

 

 

한옥을 개조해 만든 공간은 역시 천장이 매력적이다.

 

드러나있는 서까래와 대들보, 도리가 참아름답다.

 

 

ㄷ자 공간의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정원에는 나무 한그루가 존재감을 뽐내며 서있다.

 

계절이 주는 어드벤티지를 한껏 받아 매력 포텐이 터진 모습이었다.

 

자리에 앉아 하늘을 보니 처마와 나무 사이로 교회십자가가 보여 근대적 느낌의 풍경을 만들어주었다.

 

 

내부에는 찻잔과 접시 등 앤틱한 느낌의 소품들이 많았다.

 

앤틱은 내 취향이 아닌지라 시큰둥했는데

 

그 중에 이 스푼 홀더는 눈에 확 들어오더라.

 

덕후들에게 어필하는 진리가 하나 있는데 뭐든지 떼샷은 아름답다는 것이다.

 

 

수류헌 옛 건물 사진과 그곳에서 사용하던 물품들이라고 한다.

 

이 카페와 관련된 깊은 얘기들은 전혀 모르는지라 확신할 수는 없지만

 

물려받은 옛집을 개조해서 운영하는 곳이 아닐까 싶다.

 

별채 공간으로 넘어가는 통로,

 

오후의 빛이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아름답다.

 

 

별채 공간은 깔끔하고 현대적인 느낌이다.

 

앤틱 소품들로 과하지 않게 꾸며놓은 곳이라 여성들이 좋아할만한 공간이다 싶더라.  

 

 

별채공간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

 

작은 틈에 낸 유리창 앞에 이런 소품이 놓여있으면 너무 좋아서 넋을 놔버린다.

 

한옥 본채 안의 갤러리 공간에는 그림 전시가 진행 중이었다.

 

아담한 전시 공간은 옛 루시다의 그것과 비슷한 크기였다.

 

대형 작품을 걸기에는 좁지만 소품 전시는 느낌있게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요즘은 전시에 별 관심이 없지만

 

집에서 가까운 이런 공간이라면 아끼는 소품 사진들을 걸고 사람들을 맞이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류가헌에서 진행했던 첫 전시가 기억나서 괜히 그리운 마음이 생겨났나보다.

 

 

이곳에는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지만

 

그외의 음료 종류가 많이 갖춰져 있지는 않다.

 

커피를 마실 수 없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음료는 많지 않았고

 

오랜만에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시켰다.

 

한옥 지붕 아래에서 먹는 독일 아이스크림의 맛은

 

솔직히 그저 그랬다 ㅋ

 

그래도 공간이 꽤 멋져서,

 

류가헌과 관련된 옛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비오는 날 다시 한번 들러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멍때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