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오메기 떡 하나를 놓고 한숨을 돌린다. 아아 나의 오메기떡. 이걸 마주하고 있으니 겨우 제주도에 다녀온 실감이 난다. 지난 4일의 수학여행 기간 동안은 내가 어디에 있는건지 느낄 수가 없었거든. 거기가 제주도인지 어딘지(애들 사고 날까봐 조마조마해서). 원래 어디 여행다녀오면서 기념품이나 특산물을 절대 사오지 않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오메기떡을 챙겨왔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제주를 하나도 즐기지 못한게 너무 억울할 것 같아서.
성산 일출봉 앞에서 찍은 2013년 진주고등학교 수학여행 단체사진 2017년 고성중앙고등학교 단체 사진, 역시나 성산 일출봉 앞에서 제주도 수학여행 인솔은 두번째. 그때는 그냥 교사로, 이번엔 학년부장으로. 원래도 수학여행 인솔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학년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다녀온 이번 수학여행은 정말 힘들기 그지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애들이 말을 너무 잘들어 큰 일은 없었지만 한순간 한순간이 살얼음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고나 할까. 마지막 날은 두명이 응급실에 실려가서 얼마나 걱정이 됐는지.... 그동안 만났던 학년 부장님들은 어떤 마음으로 이 힘든 시간을 버텨냈던 것일까? 나는 학년부장 하다가 수명이 몇년은 단축될 것 같은데. 그래도 2학년의 가장 큰 행사를 종료하고 나니 큰 짐을 벗은 듯한 느낌이 들어..
1. 날이 갈수록 나의 제주도는 나의 마음에서 멀어지고 있는듯한.... 이번엔 특히 교감선생님과 수학여행활성화위원님을 모시고 다녀온터라 제주도가 제주도인지 아닌지조차 제대로 분간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5월에 본 수학여행을 가더라도 마찬가지겠지. 제주도는 역시나 누구와 같이가는가가 중요한 곳인 듯 하다. 2. 세월호 아이들이 길고 슬픈 수학여행으로부터 돌아오던 날 다른 아이들의 수학여행을 위해 그들이 다다르지 못했던 제주도로 향하는 것에 참으로 묘한 감정이 느껴졌던 이틀. 3. 얘들이 수학여행 숙소 정말 좋더라. 기대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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