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샤2 과테말라 엘 소코로 게이샤 게이샤 커피가 유명해진 계기는 조금 황당한 일화에서 시작된다. 한 커피 심사위원이 이 커피를 마시고는, “컵 안에서 신의 얼굴을 보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 한마디가 불씨가 되어,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이후 다양한 나라와 농장에서 앞다투어 ‘게이샤’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대중화의 길을 걷게 되었고, 이제는 한국의 외곽 지역 카페에서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넘사벽’까지는 아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게이샤라고 다 같은 게이샤가 아니라는 것. 생산지, 재배 농장, 가공 방식에 따라 맛은 천차만별이다. 물론, ‘게이샤’라는 이름 아래 공통된 품종 특유의 향미가 어렴풋이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건 마셔보면, ‘이.. 2025. 4. 18. 나의 진주 - 비오는 날 수류헌 파나마 하시엔다 라 에스메랄다 게이샤 비 오는 날 수류헌. 홀로 창가 자리에 앉아 게이샤의 근본 중의 근본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를 마셨다. 그동안 많은 곳에서 게이샤를 마셔봤지만 여기서 마신 것이야 말로 왜 게이샤 등장 이후 커피 시장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고 하는지를 알게해주는 맛을 보여주었다(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커피 애호가들이 플로럴하다고 부르는 향미가 진하게 피어났고 복합적인 산미가 느껴졌다. 자몽계열의 시트러스함과 견과류나 다크초콜릿의 씁쓸함과는 다른 과일류를 끓인 차에서 느껴지는 끝맛. 부드러운 융을 입에 문듯 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질감과 미세한 점도에서 더해지는 무게감까지. 지금의 스페셜티 커피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한잔이었다. 2023. 5.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