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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 수류헌. 홀로 창가 자리에 앉아 게이샤의 근본 중의 근본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를 마셨다. 
 
그동안 많은 곳에서 게이샤를 마셔봤지만 여기서 마신 것이야 말로 
 
왜 게이샤 등장 이후 커피 시장이 완전히 바뀌어버렸다고 하는지를 알게해주는 맛을 보여주었다(맛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커피 애호가들이 플로럴하다고 부르는 향미가 진하게 피어났고 
 
복합적인 산미가 느껴졌다. 자몽계열의 시트러스함과 견과류나 다크초콜릿의 씁쓸함과는 다른
 
과일류를 끓인 차에서 느껴지는 끝맛. 
 
부드러운 융을 입에 문듯 하다는 표현이 적절한 질감과 미세한 점도에서 더해지는 무게감까지. 
 
지금의 스페셜티 커피들이 추구하는 방향성을 모범적으로 보여주는 한잔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