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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러버의 다락방

덴드로비움을 모티브로 만들어진게 분명한 메가미 디바이스 가네샤 시타라. 프라모델계를 떠난지 오래지만 2021년 발매됐을때 혹시 몰라서 사놓고 2년이 넘게 방치했던 물건. 몇번이나 팔아보려고 시도 했지만 박스가 너무 거대해 직거래만 고집했더니 팔리지 않았고 결국 이번 격리 권고 기간에 도무지 할 일이 없어 조립했다. 박스 열자 마자 만들지 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러너의 압박이 상당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들어보니 같은급의 건프라에 비해서는 만들기 수월했음. 프레임암즈걸 등 1세대 미소녀 프라모델들에 비해서는 조립감이나 관절 강도 같은 것들이 많이 개선됐다는게 느껴졌다. 그래봐야 조립하면서 경탄을 하는 경우까지 생기는 반다이 제품의 조립감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포기하고 싶은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고 결국은 ..

겨울 내내 어두운 땅속에서 동면하다 지상으로 올라와 등껍질을 벗어 내고 성충이 되어 한달 가량 바짝 울어대다가 사라지는 것. 개별적인 특성은 전혀 기억되지 않고 그저 곤충강 매미과의 특성만 기억되는 삶.

마스크 잘쓰고 다니다가 다들 안쓰는 것 같길래 벗었는데 바로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지난 3년간 코로나 잘 피해다닐 수 있었던건 백신도 슈퍼항체도 아닌 마스크 덕분이었다.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라는데 마스크 잘쓰고 다녀야겠다. 예전만큼 위중한 병은 아니라곤 하지만 안걸리는게 좋다는건 진리니까. 첫날 아침에 일어났을때부터 목이 잠기고 칼칼한 느낌, 다른 곳은 이상이 없어 선풍기 틀어놓고 자서 그런가보다 했다. 판콜 챙겨먹고 외출해서 점심도 잘먹고 왔다. 오후부터 몸이 쳐지는 것이 느껴져서 끝방에 홀로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두통이 생기길래 독감인가 싶어 가족들에게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한 후 타이레놀 한알 먹고 일찍 잠에 들었는데 죽을만큼 아프다고 하긴 그렇지만 꽤 힘든 근육통과 뼈마디 쑤심, 사지에 힘..

금요일 오후, 길어서 눈을 찌르던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돌아오던 길. 여름이 완연했다. 너무 더워서 글렌그란트로 하이볼 한잔. 자주 마시다보니 진저에일도, 토닉워토도 별로고 그냥 탄산수에 위스키 그리고 약간의 레몬(혹은 라임)즙 정도가 딱 좋다. 저녁은 장모님표 전복죽. 죽집에서 파는 것과 비교불가할 정도로 진한 맛. 목요일 오후 네시 250번의 목요일 블랜드. 약배전의 원두, 복숭아 향이 풍성하게 퍼져 나왔다. 한여름에 마시기 딱 좋을 청량한 클린컵. 복숭아향 과일차 같은 맛이라 몇잔이라도 마실 수 있을 것 같았다. 서피버거라는 수제버거 집이 새로 생겼다고 해서 아침 겸 점심을 해결하려고 장목까지 달려갔다. 매미성 주차장 바로 앞. 도착하니 햄버거고 뭐고 길냥이 천국이라 한참동안 사진 찍고 놀았다.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