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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yeong Log

아침산책

coinlover 2024. 3. 11. 07:54

 

 

새벽미사 다녀오던 길에 오랜만에 대기가 너무 청아한 느낌이라 이순신공원쪽으로 빠졌다. 

 

갈매기 대신 왜가리들이 점령한 동호항에서 뭐 그리 대단한 사진을 찍어온건 아니지만 

 

코 끝이 찡할 만큼 싸늘했던 꽃샘 추위 속의 바닷가를 걷다보니 생각의 사이 사이에 켜켜이 끼여있던

 

삶의 찌꺼기들이 빠져나오는 듯한 상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했던 일상의 여유가 사라지니

 

잠시나마 그것을 다시 느끼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에 빠지는 나를 보며 쓴웃음을 짓는다. 

 

행복이란 이렇게 상대적인것. 매번 망각과 상기를 반복하며 범부의 나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하루 하루를 무사히 보내는 것에 익숙해지지 말고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못한 지난 몇년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

 

무정히 흘러가는 시간 위에 하나의 지표를 남길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