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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토리야마 아키라 안녕히

coinlover 2024. 3. 9. 05:47

 
모든 유명인의 죽음에 대해 신경쓰고 코멘트 하진 않지만 
 
토리야마 아키라의 별세 소식을 접하고는 뭐라도 끄적이지 않으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이 요동쳤다.  
 
미우라 켄타로 때는 만화만 알고 살았던 그의 삶에 대한 안타까움이 컸는데
 
토리야마 아키라에 대해서는 그의 이른 죽음에 대한 아쉬움에 더해

 

내 삶의 한 부분이 사라진 듯한 공허함이 느껴졌다.  
 
과장이 아니다. 진짜 기억의 한 조각을 통째로 덜어내는 것 같았다. 
 
이건 80-90년대에 소년 시절을 보낸 이들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천전국민학교 앞 문구점 지혜사에서 500원짜리 만화책으로 만났던

 

드래곤볼은 분명 내 어린 시절의 8할이었다. 
 
프리저와 싸우는 손오공을 그려서 6학년 6반 학급 게시판 우수 그림 코너에 올랐던게 
 
내 인생 최초의 예술 분야 당선이었다.
 
내 그림의 시작, 내 덕질의 시작. 
 
작품이 아니라 작가로서의 존재감을 공공연히 자랑하며 헛짓거리를 해왔던 누구들과 달리 
 
자기 자신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며 만화로만 이야기했던 그는 분명 대단한 사람이었다. 
 
우익이니 뭐니 하는 논란에 휘말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지켜준 것도 너무 고맙다.
 
토리야마 아키라 안녕히!
 
당신의 만화가 있어 세상은 좀 더 재밌는 곳이 될 수 있었어요. 
 
 
 
 
만화가 연재되는 동안, 계속 그리면서 내가 원하는 것은 일본 소년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 뿐이었다.
 
내 만화의 역할은 오락 작품이 되는 것이다.
 
나는 감히 내 작품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준 이상,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더라도 상관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
 
— 토리야마 아키라, 2013년
 
 
요즘 작품 활동 한다는 작가들이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다. 
 
왜 그리 독자들을 가르치려고 난리인지. 
 
왜 그리 자기가 갖고 있는 사상을 주입시키지 못해 안달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