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도 아들도 나도 상태가 엉망이라 생전 처음으로 복날 몸보신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마트에서 두마리 6800원 하는 영계를 사와서 각종 약재, 마늘, 찹쌀 넣고 푹고아서 만든 영계백숙.
솔직히 삼계탕, 백숙이라는게 타이밍 맞춰 잘 고아내기만하면 평타는 치는지라 내가 만들었지만 크게 흠잡을데 없는
복달임 음식 한상이 나왔다. 삼계탕집 가서 먹었으면 3인 가족 기준 6만원 정도는 썼을텐데 재료비 2만원 안짝에 약간의 품을 들인 것으로 해결 했으니 불경기에 맞는 삶의 방편이라 할만 하다.
삼계탕에는 뭔가 약주 같은 느낌의 술을 곁들여야할 것 같아서 애써 사온 백세주 여름 한정판 과하. 발효주와 소주를 더해 만드는 한국만의 독특한 혼양주를 과하라고 한다는데(대학시절 죽어라 마셨던 백세주 소주 칵테일인 오십세주도 여기 속하는건지ㅎ) 이게 그 방법으로 만들어진 것인지는 잘 모르겠고 어쨌든 맛있었다. 다만 술이 너무 달달해서 그냥 마시면 좀 부담스럽고 얼음 넣고 온더락으로 마시니 희석되서 먹기 좋아지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