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흘러가는 시간으로부터 힘을 얻는 망각은 사건의 원형을 이지러지게 하며  
 
이윽고 새로운 형태로 조합하여 자리잡게 만든다. 
 
그보다 훨씬 거대한 망각의 찌꺼기에 불과한 기억은 때때로 (혹은 상시) 무기력할 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일은 발생했을 당시에 해결하고 그 모든 결과를 가장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수단으로 남겨야한다. 
 
이것이 어떤 일이 발생하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왜곡으로부터 사건의 원형을 유지하기 위해
 
당사자들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해방 이후의 우리 역사는 시작부터 실패했고 이제는 대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조차 
 
모호하게 되어버렸다. 
 
잊히길 바랬던 일의 주체들은 망각으로 부터 힘을 얻었고 기억하길 바랬던 지사들은 망각으로 인해 정당성을 상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