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몰려드는 감정의 정체가 무엇인지. 원인이 무엇인지도 모르겠다.
기쁨도 슬픔도 아닌, 두려움도 분노도 아닌, 미묘한 설레임, 어긋남, 불안함 등의
공존하기 어려운 감정들이 뭉뜽그려진 채 굴러와 갑자기 부딪혀버린 것 같다.
그리운 어느 시절의 봄날 같기도 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했던 그 겨울날 눈오던 청주 기차역에 서있는 듯도 하다.
이틀전에 마신 술이 아직 안깨고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정을 사진으로, 글로, 그림으로 풀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엔 내 능력이 너무 비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