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 지인 결혼식 때문에 부산에 간 김에 미식기행.
첫번째 목적지는 해목. 몇달전에 먹었던 카이센동이 너무 좋아서 재방문.
평일이라 주말보다는 웨이팅 경쟁이 심하지 않아 테이블링 예약하고 11:00 조금 넘어서 바로 입장했다.
찬합에 담겨져 나온 특 히츠마부시가 아름답다.
적당한 부드러움과 쫄깃함, 단맛과 짠맛이 적절한 조화를 이뤘던 모자람 없던 한그릇.
오차즈케 해먹으니 정말 좋았음.
아름다운 특카이센동. 우니 양은 좀 아쉽지만.
일반 히츠마부시를 잘못내왔길래 이게 특이 맞냐고 물으니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가져갔던게 좀 그랬지만 여전히 맛은 좋았다.
모듬 튀김.
폭신함과 바삭함이 이렇게 공존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튀김에 뿌려진 간장베이스 소스가 너무 잘 어울려서 밥위에 얹으면 왠만한 텐동집 못지 않은 퀄리티가 나오겠다 싶었다.
호사롭기 그지 없는 최고의 한점.
디저트로 모찌리도후까지 깔끔하게 먹었다. 이 집에서 꼭 먹어야할 디저트.
부드러운 치즈찰떡에 달달한 시럽뿌려 먹는 느낌이랄까. 식감도 맛도 너무 좋다.
개인적인 학사 운영일정에 따라 방학 시작하면 고성곱창에서 대창구이를 먹어야 하는데
이번에는는 상위 호환인 백화양곱창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자갈치시장앞 양곱창골목. 많은 가게들이 있는데 유독 백화양곱창 앞에만 웨이팅이 길다.
제일 유명한 곳이라서 그런 것도 있겠고 들어본 바로는 맛에도 은근 차이가 있다고.
다 고만고만해보이는 곳들이긴 하지만 자주 오는데가 아니니 안전하게 맛봤던 곳으로만.
맛있는 음식 먹으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내고 있어서 그런지 그 넓은 매장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들 너무 행복해보였다.
구김살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밝은 얼굴들.
하긴 1인분에 37000원, 분위기는 서민적이지만 서민 음식이라기엔 저렴하지 않은 음식
다들 사정이 나쁘지 않은 분들일테니.
어쨌든 그 행복한 분위기에 젖어들어 나또한 설레는 시간을 가졌다.
행복은 전염되는게 맞는건지 특별한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먹고 나오는 순간까지 너무 재밌게 보냈다.
소금구이 2인분을 시켰는데 양이 꽤 많아서 잘못시킨 줄 알았다.
함께 나오는 기본찬들. 저 마늘 양념 소스가 찐이다.
모듬에는 염통, 양, 곱창, 대창이 함께 나오는데 나는 염통과 대창이 제일 좋더라.
특히 대창은 쫄깃하고 고소한 기름맛이 일품이다.
돈이 없어 가끔 먹으니 다행이지 여유가 있어 맨날 먹었으면 바로 혈관 막혀 저세상 갔을거야 아마.
요근래 자주 봤던 멋부리는 재한17년 40대 일본 아저씨가 운영 코코채널에서 백화양곱창에 청하를 너무 맛있게 마시길래
같은 자리에 앉아 마셔봤다. 청하는 드라이가 더 나은듯.
조금 느끼해져서 테라도 한병. 한잔 그대로 완샷 때렸는데 청량함이 남달랐다.
역시 같은 맥주라도 언제 어디서 뭐하고 먹는가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배가 불러서 더 먹기 힘들었지만 밥 볶아 먹는건 한국인의 국룰이라.
양념을 무척 맛있는 볶음밥이었지만 나는 이것보다 좀 더 담백한 느낌을 좋아하는터라.
전날 마무리를 고기로 했으니 다시 해산물로.
반년만에 들린 부센동에서 쯔케동 특상.
산처럼 쌓아서 나오는 비우얼이 창원의 기요항 카이센동과 비슷한 느낌.
개인적으로는 기요항이 약간 나은 듯.
그렇다고 크게 차이가 나는건 아니고.
스테이크동도 플레이팅이 참 예쁘다. 사진으로 봤을땐 부타동 스미레의 그것과 비슷해보였는데
직접가서 보니 완전히 다른 음식. 소고기와 돼지고기니 비슷할래야 비슷할 수가 없겠지만.
어쨌든 부센동도 직원분들 친절하고 맛도 괜찮아서 가까운 곳에 있었으면 정말 자주 갔을만한 곳이다.
이번 부산 미식기행은 안전한 곳으로만 골라서 갔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았다.
물가가 너무 비싸서 새로운 곳 시도 했다가 돈날리면 마음이 너무 힘들기에 식도락도 보수적으로 변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