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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용 핫슈커버를 하나 사고 싶어서 이리저리 알아보고 있었는데 마땅한 게 없었다. 일본에서 팔고있는 수제 은제품 중 괜찮은 게 있었지만 요즘 환율이 미쳐있어서 배송비까지 포함하니 가격이 감당 못할 수준이었고(일본 제품인데 왜 달러로만 파는지ㅋ) 국내에서 팔고 있는 제품은 소니 전용이 아니라 범용으로 제작돼서 장착했을 때 모양새가 많이 아쉬웠다. 어떡할까 고민하던 와중에 유근종 작가님께 말씀을 드렸더니 진주 쇠모루 은공예 공방의 장인을 소개해주셨다(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 진주 편에 등장하신 유명인. 개량 한복 입고 수염 기른 장인을 기대하고 갔는데 예상 밖의 젊은 훈남이 계셔서 깜짝 놀랐었다.) 10월 중순쯤에 공방에 찾아가서 인사드리고 제작을 부탁드렸는데 전시 등의 일정으로 제작이 늦어져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난 어제서야 수령할 수 있었다(직접 찾아가서 받는 것이 예의에 맞겠지만 빨리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통영 오시기로 한 지인분에게 대리 수령을 부탁드렸다.). 통화할 때 유격이 있다는 말씀을 하셔서 조금 걱정됐는데 실제로 끼워보니 크게 문제 되지 않을 수준이었고 생각보다 더 예쁘게 나와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문양은 오얏꽃(자두꽃). 조선 왕실의 상징이기도 하고 봄과 순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선 왕조를 딱히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애국심을 내세우고 싶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오얏꽃 문양이 예뻐서 좋아했기에 공방에서 발견하고는 너무 반가웠다. 원래 은으로만 제작하기로 했는데 조금 심심해 보인다고 금으로 만든 오얏꽃을 올려주셨다. 덕분에 더 예쁘게 만들어진 것 같아 너무 좋다.



세상에 딱 하나 밖에 없는 내 카메라 전용 핫슈커버. 덕분에 카메라가 더할 나위 없이 예뻐졌으니 그만큼 더 열심히 사진을 찍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