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하고 선한 지도자가 나라를 발전시키는 것은 지난한 과업이지만
무능하고 악한 지도자가 나라를 망치는 것은 너무 쉬운 일이다.
꽤 괜찮은 학업 역량과 근무 여건을 갖춘 한 학교가 있었다.
학교의 교장은 교사들의 자율성을 믿고 지원했으며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추진했다.
하지만 그의 후임 교장이 부임한 이후 그가 만들어뒀던 시스템은 급속히 망가져버렸다.
새 교장은 악했고 무능했으며 별난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괴롭혔다.
그는 자신의 무능함과 악함을 전혀 모르고 있었으며
자신이 학생과 학교를 위하는 모범 교사라고 굳게 믿었다.
자신이 바라는 것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교사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으며
그의 지위에서 나오는 한 줌 권위로 구성원들을 누르고 무시했다.
그와 대립했던 사람들은 전혀 변하지 않는 태도에 지쳐갔고
사람들은 그와 말을 섞는 것조차 힘들어했으며
학교를 위한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추진하는 걸 꺼리게 되었다.
학교의 진학 성적도, 분위기도 날이 갈수록 나빠져갔고
근무하던 교사들은 조건만 되면 전근을 신청했다.
그는 선생님들이 왜 그 학교를 떠나려고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했다.
이후 그는 별 탈 없이 정년퇴임을 했으며
지금의 그 학교는 예전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곳이 되어 있다.
무능하고 악한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의지를 꺾고 스스로 침묵하게 만들어
급속도로 그 공동체를 망가트린다.
힘들게 구축한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작은 학교도 이럴진데 국가에 대해선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