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라는 공간에 한정되어 있었던 혐오의 대상들은 어느샌가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가 문화의 일부로 녹아들어 버렸다. 일베에서 사용하던 용어가 일상어처럼 들리고 그들이나 할법했던 혐오스러운 생각들이 평범한 사람들의 삶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일베는 어디에나 있다. 이 책은 일베의 기원부터 작금의 상황에 이르기까지의 전개 과정을 세세하게 고찰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커뮤니티들에 대한 세밀한 분석은 그 부분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가 여러 자료들의 검토해 도출해낸 결론들에 모두 동의하긴 힘들지만 한달음에 읽어낼 정도로 흥미로웠고 이런 부분에 무지한 사람들이 현 세태를 이해하는데 꽤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었다. 일베를 패륜아들이라 욕하고 기피하는 것 정도로는 그들을 막아낼 수 없다. 그들이 어떻게 나타나고 퍼져나갔는지를 분석함으로써 뭔가를 느끼고 변화를 강구하지 않는 이상 혐오를 먹으며 커져나가는 거대한 악의를 끊어내기는 힘들 것이다. 문제의 해결은 그것을 발견하고 그 심각성을 이해하는데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