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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재학생 3명이 학내 청소 및 경비 노동자들의 집회로 인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고 노조를 고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소식을 듣고 나는 우리나라 대입이 완전히 실패했다는 절망감을 느꼈다. 고소한 학생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가 없어 추측에 불과하지만 지금 재학생이라면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합격했을 가능성이 높고 그들은 분명 대입 필수요소인 자기소개서의 3번 질문인 학생시절 실천한 나눔과 배려에 대한 내용을 누구보다 멋지게 채워넣었을 이들이다. 대학교 입학 전에 타인에 대한 이해심과 배려심, 봉사정신이 그렇게 투철했을 인재들이 연세대학교에 입학해 몇년을 지내면서 청소노동자들이 왜 시위를 하는지를 이해하고 배려할 마음을 완전히 버려버린채 오직 자신들의 수업에 방해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고소할 정도라면 이것은 연세대학교가 학생을 잘못 선발했거나 제대로 선발한 학생들을 대학 교육 과정에서 망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닌가? 연세대학교라면 소위 SKY라 불리며 서울대, 고려대와 함께 한국의 최상위 대학교로 분류되는 지성의 산실일텐데 그곳에 다니는 대학생의 수준이 이것 밖에 안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훤하게 보이지 않는가? 답답한 와중에 그들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 방향을 대입 면접 질문으로 받았다면 어떤 답을 제시했을지 무척 궁금해진다. 과연 그 상황에서도 학습권 침해로 고소한다는 답을 선택했을까? 우리는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상황에 맞게 자신을 바꿔가는 기회주의자만 양산해내고 있는게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