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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진주중학교 근처에 일이 있어 갔다가 상당히 묘한 공간을 발견했다. 1990년대 중반 진주고등학교 재학 시절 몇번 들렀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 남강슈퍼 안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 있어서 뭔가하고 검색해봤더니 위스키, 와인, 칵테일과 커피를 함께 판매하는 캐주얼바로 리뉴얼 된 것이었다. 그날은 선약이 있는데다 사람도 너무 많아 차마 들어가보지 못하고 조만간 오픈런을 감행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있다가 수경 동지가 얼굴 한번 보자고 해서 이곳을 약속 장소로 정했다. 오픈이 오후 3시인데 약간 늦어서 자리가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생각보다는 널널해서 다행이었다. 

 

 

 

 

오픈런을 함께해준 배원장님과 유작가님.

 

 

 

좁은 슈퍼를 개조한 공간이라 내부가 넓지는 않다. 이날 우리 모임은 6명이라서 넓은 자리를 다 차지하고 앉아 담소를 나눴지만 혼자 혹은 둘이 온다면 다른 이들과 테이블을 나눠야 할 것 같다. 

 

 

위스키나 와인 보틀을 시키면 사용할 수 있다는 프라이빗 공간. 3시부터 6시까지 1부, 6시부터 9시까지 2부로 예약을 받는 다고 한다. 다음에 지인들과 함께 파티를 짜서 이용해봐야 겠다.  

 

 

 

내부에는 여러종류의 책과 위스키 박스, 공병들이 소품으로 자리잡고 있었는데 인테리어를 위해 어색하게 끌어온 느낌이 전혀 없이 개인 서재 공간처럼 꾸며 놓은게 참 좋았다. 스피커 옆에 자리잡고 있던 콥케 20 타우니 포트. 너무나 맛있는 콥케인데 20년 숙성은 얼마나 좋을지. 돈만 있으면 보틀로 한번 달리는건데 ㅋ 

 

아드벡 코르크를 티슈 문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작은 부분까지 참 센스 있게 챙겼구나 싶었다. 

 

 

 

 

위스키 라인업이 생각보다 다양해서 좋았다. 싱글몰트, 블렌디드, 버번, 아이리쉬까지 꽤 고민해서 선택한 것 같았다. 집에 구비해 놓지 못한 위스키가 몇종류 있어 즐겁게 마실 수 있었다 .

 

 

 

달위니 15, 달달해서 달위니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는 부드러운 위스키. 시작하는 한잔으로 딱 좋았다. 

 

 

수경씨에게는 발베니 12 더블우드를 권했다. 

 

 

 

상희누님에게 권해드린 진토닉.

 

 

한잔으로는 아쉬워서 시켜본 아드벡, 피트향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힘들어한다는데 탈리스커도 아드벡도 괜찮은 걸보니 이쪽 계열을 뚫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사장님이 너무 배려심 넘치고 친절하셔서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진주에서 약속이 생기면 꼭 들러서 한잔 하고 싶은 곳. 앞으로 계속 사랑하게 될 공간이 아닌가 싶다. 집 근처라면 매일 같이 앉아 있고 싶은 매력 넘치는 가게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서 모르는 사람도 있을 것 같은데 꼭 한번 경험해보시길. 진주에 이런 작은 보석같은 힙플레이스들이 많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