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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ght Review

내 감성을 보는 카메라 Nikon F3

by coinlover 2009. 6. 7.


니콘 F에서 시작된 F마운트의 행보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지만

같은 마운트를 고집한다고 해서 변화를 겪지 않은 것은 아니다.

mf, Af, Af-i, Af-s 등 렌즈는 끊임없이 개선되어왔고 

그에 따라 바디들도 끝없이 변화해왔다. 

디지털로 접어든 시대에 과거의 영광에만 집착했던 왕자 니콘은

2인자 캐논에게 그 자리를 뺏기고 한동안의 쇠퇴기를 겪어야 했다. 

니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은 보급기 D70이었다. 

당시의 보급기 중에서 가장 혁신적인 완성도를 보이면서

추격의 발판을 만들어준 이 바디는 지금껏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7년 하반기 등장한 DX 플래그쉽 D300과 니콘 최초의 풀프레임 바디 D3은 

중급기와 플래그쉽 시장의 판도를 바꾸며 니콘의 추격에 힘을 더해주었다. 

특히 D3에서 이후의 D700으로 이어지는 괴물같은 고감도 저노이즈 성능은

사람들의 감도 개념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지 요즘은 스튜디오 시장 쪽은 몰라도

프레스 쪽에서는 이미 니콘의 구매비율이 캐논을 넘어섰다는 얘기가 들려오기도 한다.

디지털 사진에 입문하던 사람들이 캐논의 보급기로부터 시작을 많이 했기에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있던 니콘의 제품들이 지금에 와서 재조명 되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보급 비율이 놉아지고 있는 니콘 디지털 바디로 시작을 한 사람도 한번쯤 필름 바디의 유혹을 느끼게 되고 

렌즈가 완전히 호환되는 상황에서 이미 가격이 내려갈대로 내려간 이전의 필름바디들을

사용해보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요즘 Fm2, F3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더라.)


F4가 AF 바디임을 고려한다면 한자리수 F기의 마지막 수동카메라인 F3은 영원한 전설이 되어버린 카메라다.

1980년대 남자들의 로망이었던 카메라.

사진가 김홍희 선생님이 유학시절 그토록 갖고 싶어했다는....

사진 좀 한다는 사람은 하나씩 들고 다녔던 그 카메라.

필름기 시절 니콘의 영화를 보여주듯 사진기의 대명사라 하면

모두들 F3을 말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이다.

(명작 애니메이션 에어리어88에 등장한 종군기자 역시 이 카메라를 들고나온다 ㅡㅡb)

수동 SLR 카메라의 정점에 올라 있다고 봐도 무방할 이 카메라는 F마운트의 시작부터

발매될 당시까지  니콘의 기술이 총 결집되어 있다.

파인더 분리 가능(기능에 따른 다양한 파인더의 존재가 정말 매력적이다.),

A모드 지원(노출보정에 메모리 락 기능까지 있다.),

혹한지역에서의 촬영을 염두에둔 1/60초의 비상셔터 등.

이 카메라가 발매된 것이 1980년임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혁신적인 기능들임에 틀림없다.

고질적인 일루미네이터, 노출계 고장, 셔터스피드 1/2000의 한계 등 여러 단점이

존재하고 있지만 FM2를 사용하고 있는 나로서는

F3의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보급기라고 할 수 있는 Fm2에 비해 파인더의 느낌이 쾌적해 아무래도 초점잡기가 좀더 편했다.

(솔직히 이게 FM2보다 F3을 선호하게된 가장 큰 이유다. 

지인이 수리를 부탁한 F3을 받아들고 고장 테스트를 위해 첫롤을 급히 찍어본 결과는....

핀나간 사진이 하나도 없다 ㅡ_ㅡ;;;;;

FM2를 사용할 때는 꼭 한롤에 서너장씩 핀이 나가 가슴을 아프게 하더니... 

그사이 내공이 쌓인 것은 아닐테니 카메라 성능이 좋은 것이겠지..) 

AF바디에 빠져 있던 내게 Fm2에서 F3으로 이어지는 수동 바디에 대한 경험은

참으로 생경한 것이었다.

물론 디지털 바디에 수동 렌즈를 안써본 것은 아니지만

니콘의 초점 인디케이터가 워낙 정확해 초점 맞추는데 어려움을 느껴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플릿 스크린을 통해 초점을 맞추는 동안 사진 한장 한장에 좀더 정성을 쏟게 되더라는게

별 수 없는 나의 감상이다.

몇시간 찍다보면 눈이 피곤해져 오지만 필름 수동기를 계속해서 사용할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아마도 사진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늘어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가 나한테도 F3 한대만 사줘ㅠ_ㅠ(이왕이면 HP로)



덧 : 이런 것도 있었다네....

DCS 100 : 코닥이 F3바디에 130만 화소 CCD를 접목해 만든 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