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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의 끝을 기념하며 오전 10시 ST71 오픈 시간에 맞춰 달려가 팥빙수 한 그릇. 드믈론 빙수가 여기보다 가격이 비싼만큼 더 맛있다고 했었는데 그 말 취소. 요즘 이곳만큼 마음 편하고 맛있는 곳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다.



 

한 시간가량 이것저것 하며 시간을 보내다 백신 후유증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회복하기 위해 나름 단골이라고 생각했던 돈가스집에 갔는데 그 사이 노키즈존으로 바뀌어서 돌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최악의 불경기라는 시기에도 손님을 가려받는 걸 보니 장사가 잘되는듯하여 다행이다 싶긴 했지만 원래 나이에 상관없이 1인 1메뉴 주문을 강조했던 집이고 내부가 좁아 어린애들이 돌아다니며 사고칠만 한 곳이 아닌데도 뭣 때문에 노키즈존으로 변경한 건지 이해가 안 됐다. 장사야 주인 마음이니 어쩌겠냐만은 개인적으로 제일 극혐 하는 게 노키즈존(애 키우는게 죄인 양 느끼게 하는 경우를 꽤 많이 겪었다.)이라 혼자서라도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정말 맛있다고 여러 번 글을 썼던 집이지만 이제 혼자만의 짝사랑은 끝내려고 한다. 아이들 없는 세상에서 성업하시길.

 

 

 


돈가스집에서 퇴짜맞고 간 곳이 통영에서 제일 좋아하는 이자까야 셰프장. 처음부터 여기 갔으면 됐을 텐데 무슨 진미를 맛보겠다고 애써 운전해 가서 맘 상하고 돌아왔는지 모르겠다. 그곳에서 입은 상처가 싹 사라질 만큼 만족스러운 점심이었다.

 

 

섭섭한 마음을 달래려고 마신 생맥주 한잔이 어찌 그리 부드럽고 맛있던지.


 

 


방학 마지막 날에도 빼 먹을 수 없는 만냥이 간식 주기. 동네 호구 만냥이는 오늘도 어디 가서 얻어맞았는지 못 보던 상처가 생겼더라 ㅜ_ㅜ



 



북신만 노을데크에 있는 카페 파로스가 섬이라는 이름으로 재개장을 했다고 해서 생맥 한잔하러 가봤다. 내부를 통창으로 리모델링해서 풍경 맛집으로 거듭났더라. 관광지 느낌 물씬 나는 내부 인테리어는 조금 아쉬웠지만 뷰가 모든 걸 해결해주는 곳이다. 일몰을 바라보며 마신 테라 생맥이 꽤 좋았다.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속에서 한여름밤의 꿈 같았던 방학이 저물어간다. 특별한 일은 전혀 없었지만 너무 편안했던 시간. 시간이 지나면 무척 그리워질 것 같은 지금을 기억하기 위해 별 것 아닌 하루를 애써 기록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