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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진이 방과후 학교 보내야하는데 날이 덥다고 징징거리기에 차로 데려다줬다. 집에 바로 돌아가긴 그래서 서피랑 한바퀴 돌고 집앞 ST71에 가서 수박쥬스에 신상 당근케이크 한조각으로 아침을 떼웠다. 오전 10시 아무도 없는 시간대의 동네 카페는 정말 좋다. 개학하면 무척 그리울 것 같은 한잔, 한조각의 즐거움. 얼마전부터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는 당근케이크는 무척이나 촉촉, 폭신했다. 내 취향이 맞아서 무한정으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케이크 가장 자리 위에 나무잎줄기를 예쁘게 올려놓은 센스가 참 좋다.


쿠폰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도 한잔. 심장이 두근거려서 마시지 않았던 커피를 요즘 들어 조금씩 마시고 있는데 그동안 미각이 좀 발전했는지 미묘한 맛의 차이가 느껴져서 놀라고 있다.


방과후 학교 마치고 돌아온 진진이는 카페에 앉아 선생님이 내준 숙제를 한다. 나 어릴 적에는 생각하지도 못했을 호사를 누리고 사는구나.


진진이 먹으라고 시켜준 크로와상과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내주신 피칸 쿠키. 진진이가 크로와상을 너무 맛있게 먹길래 한조각 뺏어먹었는데 째려보더라. 자식 키워봤자 아무 소용없다는걸 다시 느낀다. 피칸 쿠키는 거의 파운드케이크 급의 볼륨감을 보여줘서 하나만 먹어도 배가 빵빵해질 지경.


잘 노닥거리다 집에 돌아오던 길. 짧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아스팔트 위에서 녹아버릴 것 같았다. 무더위는 힘들지만 나는 겨울보다 여름이 좋다. 덥고 짜증나도  쓸쓸하진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