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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Street cat of today

오늘의 길냥이 - 시도

by coinlover 2025. 2. 24.

 

 

지난해 마지막 날 아침에 시도를 만났다. 날이 무척 추워서 그런지 평소와 다르게 우리 아파트까지 따라와 안기는 녀석을 집으로 데려오지는 못하고 궁디 팡팡만 열심히 해주고 돌아섰는데 그 뒤 한 달 반 동안 만나지 못해 마음 한켠에 불안감이 들어앉아 있었다. 혹시나 고양이별로 돌아간 건 아닐까 하는. 오늘 낮에 고성 곱창 앞을 지나는데 갑작스레 나타난 녀석, 반가워서 불렀더니 쌩까고 지나가다가 카메라를 꺼내니까 난 줄 알아보고 달려왔다. 반갑다고 앵앵거리는데 마침 츄르가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오랜만에 만났는데 그냥 갈 수는 없어 와이프한테 츄르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하고 한동안 무한 궁디 팡팡을 하고 있었다. 잠시 후 도착한 와이프가 건넨 츄르를 뜯어주니 게눈 감추듯 하나를 처리하고는 유유히 자기 길을 떠났다. 올 겨울이 많이 춥긴 했는지 평소에 비해 그루밍을 제대로 못한 꾀죄죄한 모습이었지만 그래도 살아있는 게 어디냐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내내 안 좋은 일들만 많이 생겨 그때 널 집에 데려오지 못해서 그런 건가 하고 걱정했었다 녀석아! 올 한 해도 건강하게 잘 지내라. 종종 만나서 츄르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