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 기다리고 있는 아람이와 만두. 저렇게 시크한 표정 짓고 있다가도 밥 챙겨주시는 고양이활동가님들 오시면 꼬리 세우고 냥냥거리며 애교가 터져나간다. 밥 안주는 사람한테는 저런 표정이다. 얼마나 잘 먹고살았으면 웬만한 간식은 쳐다도 안 본다(츄르도 안 통함).
한솥도시락. 요즘 마트도시락의 공세가 엄청나지만 퀄리티에서는 한솥이 우위. 대학생 때부터 애용했던 프랜차이즈라 오래오래 잘 나갔으면 좋겠다. 내 20대 배고픈 영혼을 살찌워졌던 도련님도시락과 치킨마요를 어찌 잊으랴.
오랜만에 커피플라워. 진주살 때는 참새 방앗간처럼 드나들었던 곳인데 이젠 일 년에 한 번 정도 와서 옛 추억에 빠지는 장소가 돼버렸다. 진주의 1세대 스페셜티 커피숖이라고 해야 할까. 괜한 내부 리뉴얼을 안 해서 옛 느낌 그대로 앉아 있을 수 있는 게 참 좋다.
코로나 시국에 제주도 이미지를 가져와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렸던 한라맥주. 요즘은 제주도가 주춤하니 제주 관련 상품, 프랜차이즈들도 함께 뒷걸음치는 듯. 통영 지점이 있을 때는 안 가봤고 진주에서 처음 가보게 됐다. 한라봉맥주는 내가 말은 쯔루메유즈맥주보단 한수 아래였네.
가격은 오르고 양도 줄었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한촌설렁탕. 날이 추워지면 꼭 한 번씩 생각나는 게 진주의 서울설렁탕인데 한촌설렁탕 프랜차이즈는 그곳과 대체 어떤 관계인지 모르겠지만 설렁탕 맛은 거의 같아서 대용품으로 잘 먹고 있다. 대학 동기 박지원 군과 가서 처음 맛봤던 서울설렁탕의 맛을 지금도 잊지 못하고 있다(설렁탕을 20대에 처음 접하다니.).
이젠 더 말할 필요도 없는 통영 최고의 아이스크림라떼 커피 올곧 바닐라플로트. 아직도 안 마셔본 사람이 있나?
집 앞 GS25에 모처럼 못 보던 맥주가 들어왔길래 한 캔만 구입. 부드바이 다크라거. 임페리얼스타우트는 마실때 좋지만 그 후가 너무 괴로워서 상대적으로 가벼운 이런 흑맥주를 자주 마시게 된다. 지나치게 크리미한 기네스보다는 이쪽이 내 취향에 좀 더 맞는 것 같다(잔은 기네스지만 내용물은 부드바이. 찍고나서 보니 부드바이 전용잔이 있었다.).
집에 한캔 남은 켈리를 쯔루메유즈와 섞어 만든 유자맥주. 무한정 마실 수 있을 것 같이 맛있다. 솔직히 켈리도 섞기 아깝고 탄산감 센 저렴한 맥주 아무 거나 사용해도 될 듯.
토요일 아침, 베스타 헤어에서 시도를 만나 츄르 상납.
엔 엘칸토 핑크버번 드래곤 아이즈 한잔 맛깔나게 내려 마셔주시고 뒹굴 뒹굴 하다 보니 순식간에 저녁.
맥주가 떨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냉장고 깊숙이 숨어 있었던 에비스 한 캔. 진짜 반가웠다.
죽림 시바당에서 시킨 큐브스테이크와 해산물야끼소바. 간이 참 좋지요. 술안주로 딱. 가서 먹으면 더 맛있는데.
일요일 아침은 뚱보할매김밥. 충무에 살고 있으므로 일요일엔 충무김밥을 먹어야 한다.
일요일 낮에는 한촌설렁탕 앞에서 시도를 만나 츄르 상납.
아들이 사고를 쳐서 그거 수습하다 보니 일요일이 저물어버렸다. 소파에 앉아 장식장을 바라보니 오브제로 전락한 카메라들이 왠지 쓸쓸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