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같은 평교사로 만나도 버거운 사람이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하대를 기본 성향으로 탑재한 사람.
자신이 참 잘한다는 생각을 스스로 하며 다른 사람들을 부리는 사람.
그가 관리자로 있는 학교는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근데 그런 사람은 꼭 승진을 하더라.
그리고 사람들은 그에 대한 뒷담화를 하면서도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무런 비토도 당하지 않는 그는 점점 더 깊은 자기 확신에 빠져들어간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지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 것인지.
2.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일을 시키거나 부탁하는걸 잘 못한다.
그래서 한부서를 이끌어야하는 부장이라는 자리만 해도 너무 껄끄럽다.
일을 맡기지 않고 혼자 다 처리하면 일을 안해도 되는 부원들이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전 학교에서의 경험에 비춰보면 일은 일대로 하고 욕은 욕대로 먹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일을 혼자 다처리하면서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싫다는 사람,
일을 안시켜니 자기를 무시하는 것 같다는 사람 등
욕을 먹는 이유는 다양했다.
사람들은 일을 '잘' 시키는 사람을 좋아한다.
내 주제를 자각하게 된 것이 그런 경험 덕분이었다.
그리고 그걸 깨달은 순간 승진에 대한 욕망을 깨끗하게 접었다.
나는 함께하는 업무나 게임에 어울리지 않는 싱글플레이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