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세계의 많은 부분이 정지되어 버린 요즘
몇년 동안 도무지 만날 수 없었던 푸른하늘과 역대급의 맑은 대기를 경험하고 있다.
역병의 창궐이 절대 반길 일이 아닐텐데 환경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고 있다는 것이 참....
많은 작품들의 주제가 되었던 인간이란 지구를 좀먹는 암적인 존재라는 가상의 명제가
말도 안되는 헛소리는 아니라는걸 이런 시간을 통해 깨닫는다.
우리는 대체 무엇을 위하여 이토록 파괴적인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일까.
인류 전체가 쌓은 부는 이미 무언가를 더 추구하지 않아도
모두를 먹여살릴 수준일텐데
왜 멈춤은 나쁜 것이 되고 끝없는 달리기만이 바람직한 것으로 인식될까?
한계를 상정하지 않은 성장의 끝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이 고난을 극복한 뒤의 우리는
이 시간이 주었던 교훈을 잊어버리고
눈을 가린 경주마처럼 달려나가기만 할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