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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너머로 슬그머니 다가오던 따듯한 바람을 맞이하는 것마저도
너무나 조심스러웠던 날들을 버텨낸 우리는
초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원숙한 봄의 얼굴을 다시 만난다.
마음 한켠에 숨어있는 불안감을 다 지워내지는 못하지만.
무턱대고 미뤄둘 수만은 없는 많은 것들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부디 섣부른 해빙은 아니길. 큰 문제없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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