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피랑 초입에 범상치 않은 건물을 짓고 있길래 개인 주택인가?
구경 한번 해보고 싶구먼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다녔는데
카페와 미니호텔을 함께 운영하는 이타라운지가 들어섰다.
궁금함을 참을 수가 없어 가오픈이 시작하자마자 가봐야지 했는데
이래저래 어수선한 시절이라 못가고 있다가 어제 겨우 다녀왔다.
그라운드 층과 2층은 호텔 공간인듯했고
이타라운지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었다. 아래에서 바라보는 중정같은 느낌의
공간은 정말 운치 있었다.
이타라운지의 키 오브제인듯한 백색 피아노.
많은 분들의 이타라운지 인증샷에 올라올 것 같다.
이거 하나로 공간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지지만
비올 때 마다 고생이 심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운이 좋아 성악가인 사장님의 짧은 리사이틀을 구경할 수 있었다.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졸업하셨다고 하는데
성악에 대해 문외한인 내가 들어도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즉석 공연이었다.
이타라운지는 음악하는 분의 섬세한 안목으로 만들어진 작은 오디토리움을 지향하고 있는 듯 했다.
이타라운지 내부 공간은 그리 넓지는 않다.
좌석도 푹신한 소파 같은 스타일이 아니라 몇시간씩 앉아 얘기를 나누기는 힘들 것 같다.
바깥의 공간이 순백, 라운지 안쪽은 순흑의 공간을 의도한 듯 대비를 이룬다.
간접 조명이 몇개 있긴 하지만 통창을 통한 자연광에 의존하는 면이 크기에 내부는 꽤 어둡다.
그런고로 내부에서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고심을 좀 해야 할 것 같다.
(물론 최신 DSLR이나 미러리스에 심도 얕은 렌즈가 더해진 경우는 논외)
라운지 바깥으로 멋진 공간이 펼쳐지고 있으니 인증샷은 대부분 그곳에서 찍게되지 싶다.
검은 바닥을 보며 멍때리다가 앞서간 손님들이 남기고간 발자국을 보며
관리를 참 자주 해야겠구나. 이것도 쉬운 일이 아니겠구나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했다.
사장님이 사이폰으로 커피를 내려주시는데 빨간색 인덕션(?)이 꽤 예쁜 이미지를 만들어준다.
이날 사장님은 공연하시랴, 주문 받으시랴, 커피내리시랴 정말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고소한 브라질 베이스의 블랜딩 커피라고 하는데
여러번 밝히고 있지만 나는 커피를 제대로 마시지 못하는 관계로 맛평가는 힘들다.
왼쪽은 비트로 분홍색을 낸 비트온더사이폰 오른쪽은 사이폰아인슈패너이다.
크림 위에 그려진 라떼 아트가 예뻐서 인스타에 많이 올라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섬세한 맛을 표현해낼 능력은 없지만
여태까지 마셔봤던 아인슈패너 중에서 비주얼은 가장 독보적이었다.
가오픈 기간이라서 그런건지 아직 건물 곳곳에 정리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았다.
마감이 다 끝나지 않아 바닥 소재가 덜컥거리는 곳도 있고.
그래도 노출 콘크리트 공법의 감각적인 건물이 들어서 새로운 포토스팟이 되어주는게 고맙기만 하다.
정식 오픈 때까지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서 통영의 명소로 남아주기를.
다른 지역에서 손님이 찾아오면 꼭 보여주고 싶은 공간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