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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by day

롯데리아에서

by coinlover 2017. 9. 22.

 

 

 

 

 

진진이가 햄버거 먹고 싶다고 해서 갔던 롯데리아.

 

햄버거를 맛나게 먹고 있는 진진이를 보니 옛날 생각이 나서 웃음이 났다.

 

나 어릴 적에는 햄버거 한번 먹는게 큰 행복이었던 것 같다.

 

제일 처음 먹어본게 지금은 없어진 오복당에서 팔던 (나름) 수제 햄버거.

 

아직도 그 햄버거 안에 들어있선 오이와 케첩, 마요네즈의 맛이 선연히 기억난다.

 

롯데리아 햄버거는 영주형이 데려가서 사준게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포항공대에 다니고 있던 형은 방학 때면 가끔 진주로 와서 영화도 보여주고

 

햄버거도 사주고 해서 참 좋아했었다.

 

(그때 나보고 포항공대 진학해서 함께 로보트태권브이 만들자고 했었는데

 

내가 수학을 못해서 그 꿈은 이루지 못했다.)

 

남해제일고에 첫발령을 받았을때도 학교 일이 힘들때면

 

남해읍 사거리의 롯데리아에 가서 한우불고기 버거를 하나 먹는 것으로

 

재충전을 해서 버티곤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다이어트 문제도 있는데다 입맛이 변해서 햄버거를 잘 먹지 않는다.

 

큰 외식도 아닌데 그냥 햄버거 하나 먹는것만으로도 세상이 다 내것 같았던 그 시절.

 

이제는 먹고 싶을떄 언제든 먹을 수 있는데 그떄의 그 감흥은 사라져 버린지 오래다.

 

가질수 있는게 많아질수록 오히려 기쁨은 반비례해서 줄어들어버리게 삶의 본질인듯.

 

매일 매일 어제와 다른 내가 되기를 바라며 달려왔지만

 

그 과정은 결국 매일 매일 어제의 나를 죽여왔던 잔인함을

 

발전이란 이름으로 포장해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강다리를 지나면 있었던 이층짜리 롯데리아 건물의 창가자리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불고기버거의 종이 포장을 벗기고

 

칼로리 걱정을 안하고 콜라를 들이키던,

 

이제는 사라져 버린 옛날의 내가 그리운 새벽이다.